신문은 선생님

[이슈토론] 취업 불합격 사유 고지 의무

입력 : 2015.05.08 03:06

찬성 - "지원자의 알 권리"
반대 - "채용 평가 객관화 힘들어"

'인구론''청년 실신'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청년 대부분이 실업자나 신용불량자다'는 뜻의 신조어로 요즘 청년 세대가 겪고 있는 심각한 취업난을 빗대어 표현한 말입니다.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 수많은 구직자가 취업을 위해 역량을 쏟지만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구직자는 소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불합격자들은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왜 떨어졌을까?'란 의문에도 마땅히 이유를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기업에서 내부 기준을 공개하기 꺼리기 때문이죠.

[이슈토론] 취업 불합격 사유 고지 의무
/이철원 기자
최근 국회서 발의된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입사 시험의 구직자에게 불합격을 통지할 때 반드시 그 이유까지 알려주는 것을 의무화하자는 내용이 포함되었어요. 기업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 개선이라는 취지이지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찬성 측은 채용 지원자의 알 권리를 강조합니다. 짧게는 몇 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간 기업의 채용 전형을 위해 시간을 보냈는데, 불합격한 사유도 안 알려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죠. 이들은 불합격 사유를 알 수 있다면 다음 채용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고, 기업 담당자도 채용 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반대 측은 채용 평가에는 객관화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 불합격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 수많은 지원자에게 일일이 불합격 이유를 통고하는 것은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져서 오히려 구직 문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합니다. 그 비용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채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지요. 회사 입장에선 '더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 '기준에 덜 틀린 인물'을 뽑게 되면 창의적 인재 선발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요. 불합격 사유 고지 의무화는 희망의 메시지일까요? 아니면 실효성 없는 대책일 뿐일까요?

이승철 NIE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