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키즈

[엄마와 함께 하는 명화 색칠공부] 고된 일 마친 후 쉬는 농부… 세심한 붓터치로 표현하다

입력 : 2015.04.30 03:07

봄이 되니 나른하네. 이불 덮고 한숨 자고 싶어져.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사람 몸이 반응하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해. 이 좋은 봄날에 낮잠이나 실컷 자면 참 좋으련만. 그림 속에 있는 저 농부들처럼 말이야. 제대로 된 농기구도 없이 벗어 둔 신발 옆에 놓인 낫으로만 추수하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1853~ 1890)가 그린 '낮잠'이라는 작품이야. 농부의 모습이 얼마나 피곤해 보였던지 작가는 그들의 몸을 마치 한낮의 태양빛 아래 녹아 흐르는 것처럼 흐물흐물한 모습으로 표현했어. 반 고흐가 그린 농부 내외의 모습이, 그들이 베어낸 짚단 위로 스며들어가 마치 대지와 하나가 돼버린 것으로 보이네. 그런데 반 고흐는 왜 이런 농부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을까? 이 그림은 원래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가 그린 그림을 반 고흐가 다시 그린 건데, 그는 밀레를 아주 존경했다고 알려졌어.

반 고흐의 ‘낮잠’ 작품 사진
반 고흐의 ‘낮잠’.

반 고흐는 평생 농촌의 삶에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밀레는 그보다 조금 앞서 농촌의 생활을 그림에 많이 담은 화가였거든.

밀레의 그림을 따라 그린 반 고흐처럼 고흐의 그림을 따라 색칠을 한번 해볼까? 반 고흐는 그림을 그릴 때 붓을 썼어. 그러니까 우리도 이번엔 붓을 한번 써보자꾸나. 물론 크레용이나 색연필을 써도 괜찮아. 작가는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까? 그림을 잘 보렴. 그리기 과정에서 뭔가 좀 다른 점이 눈에 띄지 않니? 그래. 붓질 하나하나가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지.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낮잠’ 작품 사진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낮잠’.
일반적으로 화가는 색이 서로 부드럽게 섞여서 그리는 대상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도록 칠해. 그런데 이 그림은 오히려 붓질 흔적이 생생히 남아 있는 짧은 선들이 끝없이 화면을 채우고 있지.

이 그림을 색칠할 때는 하나하나에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해. 단 한 번 손 움직임도 그대로 그림에 남게 되니까 말이야.

짧은 색 막대 여러 개를 얼기설기 모아서 그림을 완성한다고 생각해보면 좋겠구나. 반 고흐의 그림처럼 강렬한 느낌이 들려면 아예 의외의 색을 조금씩 섞어서 그려보는 것도 좋을거야.



황록주·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