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세상을 바꾼 리더] "속세의 돈을 좇기보단 자연에서 행복 찾자"… 삶의 의미 고민한 작가

입력 : 2015.04.23 04:08

[62]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자연을 벗 삼아 속세의 돈이나 명예보다는 초월주의적인 생활을 실천한 시인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비이드 소로의 모습이에요.
자연을 벗 삼아 속세의 돈이나 명예보다는 초월주의적인 생활을 실천한 시인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비이드 소로의 모습이에요. /위키피디아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물질보다 정신적인 풍요에 가치를 둬 평생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미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철학자예요.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의 시골 마을 콩코드에서 태어났죠. 소로가 나고 자란 콩코드 마을은 본래 인디언들이 살던 땅이었어요. 콩코드의 숲에는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았던 인디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죠. 숲에서 뛰어놀며 성장기를 보낸 소로는 자연스레 인디언들의 자유로운 삶을 배울 수 있었어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소로는 고향에 있는 센터스쿨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당시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체벌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소로는 선생님이라고 해도 누군가를 때려서 강제로 교육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죠.

체벌을 당연시하는 학교의 방침을 더는 따를 수 없었던 소로는 결국 교단을 떠나요. 그리고 형 존과 함께 학교를 세우죠. 이 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은 '체벌 없이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였어요. 소로는 자신만의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학생들은 자연 속에서 새와 꽃, 벌레들을 직접 보고 만지며 공부했죠. 소로의 교육 방식은 당시엔 매우 파격적이었는데, 이것은 훗날 '생태 학습'이라는 교육법으로 널리 알려졌죠.

이후 소로는 콩코드 마을에 있는 월든이라는 호숫가에 자신이 살 수 있을 만한 오두막을 직접 지었어요. 집 옆에 밭을 일구고 감자와 콩, 옥수수를 심었어요. 비료 없이, 소나 쟁기 없이 스스로 성장한 작물들은 성공적으로 재배됐죠. 인간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동물이나 누군가를 강제로 부리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소로는 생각했죠.

소로는 호숫가에서 2년 동안 숲과 동물을 벗 삼아 지내며 글을 썼어요. 오두막에서 살면서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소박한 삶을 지키겠다고 생각한 그는 2년 후, 오두막을 떠나 마을로 나옵니다. 그러나 세상에 나온 소로를 맞이한 건 위법자라는 올가미였어요. 경찰은 소로가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체포하죠. 그러고 세금만 내면 풀어 준다고 소로를 설득했지만, 그는 전쟁을 벌이고 노예 제도를 유지하는 그릇된 정부에 세금을 낼 수 없다며 저항했어요.

소로가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월든 호숫가의 풍경이에요. 그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그의 대표작 ‘월든’을 썼죠.
소로가 직접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월든 호숫가의 풍경이에요. 그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그의 대표작 ‘월든’을 썼죠. /Corbis/토픽이미지

소로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담아, 후에 '시민 불복종'이라는 책을 냈죠. 이 책에는 '시민은 옳지 않은 국가의 정책을 거부할 수 있으며, 국가는 시민 개개인의 자유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요. 이 책은 이후에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서 킹, 톨스토이 등 많은 사상가에게 큰 영향을 줬답니다.

그 외에 '월든',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의 일주일' 등 여러 책을 출간해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자는 주장을 했죠. 소로는 단순히 자연을 찬양한 게 아니에요. 자연과 인간, 현대 문명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 것이죠.

[1분 상식] '월든'은 어떤 내용을 담고있나요?

‘월든’은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2년 동안 생활한 경험을 기록한 작품이에요. 소로는 이 책에서 일에 얽매여 사는 삶을 노예의 노동과 비교했죠. 사람들은 욕심과 이기심 때문에 자신을 일의 노예로 만드는데, 이러한 삶은 주인에게 구속당한 채 일만 하는 노예의 삶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거죠. 소로는 사람들이 일의 노예가 되는 이유를 물질에서 찾았어요. 많은 사람이 좋은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벌고, 좋은 집을 산 다음에는 그곳에 맞는 비싼 가구를 사곤 하죠. 그러다 보면 일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박영진·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