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개념쏙쏙! 수학] 노랑·빨강을 7:3 비율로 섞으면… 무슨 색 될까
노랑을 빨강보다 두 배 많이 넣어 두가지 색 섞으면 주황색 나와요
세계 표준인 '먼셀표색계' 만들면서 정확한 색 표시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 사람 얼굴을 칠해야 하는데 왜 살구색이 없지?"
지연이가 그림을 그리다가 막막해하자 지연이네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셨어요.
"무슨 문제가 있니?"
"엄마가 새로 사 주신 물감에 제일 중요한 살구색이 없어요. 24색이나 있는데, 사람을 그리는 데 제일 중요한 살구색이 없네요."
"지연아, 그래도 흰색, 노란색, 빨간색은 있잖아. 살구색 같은 혼합색은 원색만 있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어."
"예? 혼합색은 뭐고 원색은 뭐예요?"
"말 그대로 혼합색은 여러 색이 섞여 있는 색을 의미하고 원색은 그 반대로 다른 색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색을 말하지. 실험을 한번 해보자. 일단 노란색과 빨간색을 7:3 정도로 섞어보겠니?"
"7:3요?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 비와 비율에 대해서 배우지 않았구나. 비에서 앞에 있는 수는 비교하는 양이고 뒤에 있는 수는 기준이 되는 양이야. 즉 7:3이란 3에 대한 7의 비이지. 이것은 분수로 7/3, 소수로 2.33…으로 나타낼 수 있어. 이것을 비율이라고 해. 즉, 노란색은 빨간색보다 2.33배 더 섞으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노란색을 빨간색보다 2배 조금 더 넘게 섞는다는 거죠? 아. 예쁜 주황색이 되었어요!"
"그래. 그럼 이번에는 흰색과 만들어진 주황색을 8:2로 섞어보겠니?"
- ▲ 그림=이창우
"이번에는 흰색이 훨씬 더 많아야 하네요? 8은 2×4니까 흰색을 4배 더 많게 해요. 우아~ 제가 원하는 살구색이 만들어졌어요."
"여러 색을 특정한 비율로 섞으면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어. 이렇게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섞어서 만들 수 있는 색을 혼합색이라 하지. 그런데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아무리 섞어도 만들 수 없는 색이 있어. 거꾸로 말하면 다른 색으로 분해할 수 없는 기본적인 색인 셈이야. 그것을 근원이 되는 색이라 하여 원색(原色)이라 해."
"아. 그러면 무수히 많은 색은 다 원색을 섞어서 만들 수 있다는 건가요?"
"맞아. 잘 이해했구나. 원색은 알고 보면 3가지란다. 자홍, 노랑, 청록의 3색을 잘 조합하면 그 어떤 색의 조합보다 많은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즉, 컬러프린터는 3가지 색을 위주로 조합해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내는 거야. 그런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사진과 프린터로 출력된 사진을 비교해 보면 비슷하긴 해도 색상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어. 그 이유는 빛의 3원색과 색의 3원색은 다르기 때문이야."
"빛과 색의 3원색이 다르다고요?"
"그래. 기본적으로 색은 섞을수록 어두워지는 데 반해, 빛의 색은 섞을수록 밝아지는 특징이 있어. 그래서 빛의 3원색은 색의 삼원색과 달리 빨강, 초록, 파랑이지. 이것이 진정한 3원색이라고 할 수 있어. 이렇게 물감 색은 더하면 더할수록 어두워져 '감산혼합(減算混合)'이라 하고, 빛은 반대로 밝아지기 때문에 '가산혼합(加算混合)'이라고 해."
"그럼, 우리가 보는 TV 화면도 세 가지 색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맞아. TV나 모니터 화면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빨강, 초록, 파랑 점들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이 점들이 켜지고 꺼지면서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전 자홍색이든 빨간색이든 다 빨간색으로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빨간색으로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 같아요. 우리가 만든 주황색이나 살구색도 만약 다른 사람이 만들었다면 똑같은 색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요."
- ▲ 1905년 먼셀이 만든 색 표시법인 ‘먼셀표색계’예요. 무수히 많은 색을 기호, 알파벳, 숫자를 활용해 표시하고 분류했죠. /munsell.com
"맞아. 만약 A와 B란 사람이 각각 휴대폰과 휴대폰 케이스를 만드는데, 눈금의 길이가 서로 다른 자를 가지고 제품을 만든다면 휴대폰에 케이스가 딱 맞게 끼워지지 않겠지? 이처럼 색도 다양한 산업에 이용되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색이 정확히 있어야 하지.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도 1000종류 이상의 색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해. 그래서 전 세계의 기준이 되는 색상표가 만들어졌단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화가 먼셀이 만든 '먼셀표색계'야. 무수히 많은 색에 전부 이름을 붙이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숫자, 알파벳, 기호를 활용해 표시했지. 먼셀표색계는 자연색을 R(빨강), Y(노랑). G(초록), B(파랑), P(보라)로 5등분하고 색과 색 사이에 YR(주황), GY(연두), BG(청록), PB(남색), RP(자주)를 넣어 10가지 색을 정해. 그리고 또다시 색과 색 사이를 10등분하지. 이렇게 하면 전체 색은 100가지 색(5×2×10)이 정해져. 여기에 명도(밝기), 채도(선명도)를 반영해 '색상'과 '명도/채도' 형식에 따라 번호로 나타내. 예를 들어 YR(주황)에 명도가 3, 채도가 9 더해진 색이라면 'YR 3/9'라고 나타내지."
"우아. 엄마 덕분에 그림 그리는 것이 더 재미있어졌어요. 이제 제 물감은 24색이 아니라 무한한 색이니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컴퓨터 그래픽에서 사용하는 ‘색상 코드’에 대해 알아봅시다.
풀이: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0과 1로 인식하기 때문에 2진수로 나타내야 해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10진수를 2진수를 나타내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색상을 지정할 때에는, 주로 16진수(0·1·2·3 ·4·5·6·7·8·9·A·B·C·D·E·F)를 활용하죠. 컴퓨터는 # 뒤에 R(빨강)·G(녹색)·B(파랑)에 해당하는 두 자리 16진수 세 쌍으로 색깔을 나타내는데, 예를 들어 빨강·녹색·파랑은 각각 #FF0000, #00FF00, #0000FF가 되죠. 가장 밝은 흰색은 #FFFFFF, 가장 어두운 검정은 #000000이 돼요. 이렇게 나타낼 수 있는 색은 256(=16×16)×256×256 =16777216가지나 됩니다.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비와 비율', 6학년 2학기 '경우의 수와 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