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모든 생명 근원인 빛… 유엔, 올해를 '빛의 해'로
밤에도 작업 가능하게 만들어준 빛
조명장치부터 통신 기술까지 사용… 인류 생활 편리하게 만들었어요
비·천둥·태풍 등의 기상현상도 빛 때문에 기온차 생기면서 발생
올해는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빛의 해'예요. 국제연합은 왜 올해를 빛의 해로 선포한 것일까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를 꼽는다면 보통 의식주(衣食住)를 떠올려요. 그런데 알고 보면 의식주보다 훨씬 더 중요한 필수 요소들이 있어요. 빛, 공기, 물 같은 것이죠. 빛, 공기, 물이 없다면 생명체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다음에 의식주가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 요소 중에서도 빛을 가장 중요한 생명의 근원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빛은 공기와 물을 순환시키는 에너지이기 때문이지요.
- ▲ 그림=김서용
눈, 비, 바람, 천둥, 번개, 태풍 등 기상현상은 지구 안의 공기와 물, 그리고 다양한 영양 물질과 자원을 순환시켜서 생명이 살아가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줘요. 따지고 보면 바람이라는 것은 공기의 이동이고, 구름 또한 수분을 머금은 더운 공기가 상승해 냉각될 때 만들어지는 것이에요. 여기서 공기의 이동은 온도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온도 차이를 발생시키는 에너지원이 바로 빛이에요.
즉, 빛이 없다면 어떠한 기상현상도 일어나지 않고, 그로 인해 생명 활동도 일어날 수 없지요. 이것은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휴대폰이 있어도 배터리가 없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결론적으로 지구를 하나의 정교한 기계장치라고 한다면 그것을 작동하는 에너지는 빛이라고 할 수 있지요.
빛은 또 다른 중요한 역할도 해요. 그것은 사물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이에요.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이유는 사물에 반사된 빛이 시신경을 자극하고 그 신호를 우리 뇌에서 인식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사물에 빛이 반사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어요. 만약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없었다면 인류는 아직도 원시시대의 삶을 벗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문명을 발전시킨 수많은 발명, 발견은 모두 시각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두운 밤에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전구는 '제2의 빛'으로 불리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꼽히기도 해요.
이처럼 빛은 인류의 삶은 물론이고 지구 상 모든 생명체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그렇다 보니 빛과 관련된 기술은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지요. 레이저, 렌즈, 광섬유 등 빛과 관련된 분야의 기술을 '광학기술'이라고 불러요. 다양한 조명장치, 전자장치는 물론이고 전 세계와 연결된 인터넷, 통신 등의 핵심 기술이 바로 광학기술이죠. 이러한 점에 주목한 국제연합이 인류의 발전을 위해 광학기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빛의 해를 발표한 것이에요.
그런데 2015년을 '세계 빛의 해'로 정한 것은 2013년이었다고 해요. 그렇다면 왜 다음 해가 아닌 2015년이 선택된 것일까요?
여기엔 매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어요. 2015년은 광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슬람의 과학자 '이븐 알하이삼'이 '광학의 서'란 책을 집대성한 지 정확히 100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에요. 광학의 서에는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사물에 반사된 빛 때문이다'라는 빛의 기본 원리가 적혀 있어요. 지금은 당연한 상식 같지만, 당시만 해도 물체가 보이는 이유는 사람의 눈에서 빛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알하이삼은 빛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어요. 그러니 2015년은 빛의 해로서 더없이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신기한 것은 빛을 연구했던 유명한 과학자 중에는 2015년과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프랑스 물리학자 '오귀스탱 장 프레넬'은 빛이 파동임을 정확히 200년 전인 1815년에 증명했고,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은 150년 전 빛이 전자기파의 일종일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아인슈타인은 100년 전인 1915년 강한 중력 속에서 빛의 진로가 굽어진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이 담긴 논문을 제출했죠.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절묘하지요?
세계 빛의 해를 알리는 공식 홈페이지(www.light2015.org)에 들어가 보면 태양이 빛을 발하는 형상 주위로 무지개 빛깔의 깃발이 늘어서 있는 로고를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생명의 근원이 되는 빛을 가지고, 온 나라가 협력하면 과학, 예술, 문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여러분도 올해는 빛과 관련된 과학 뉴스나 책을 보며 세계 빛의 해를 함께 기념해보는 게 어떨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길이의 단위로 미터(m)를 사용하는 것처럼 광도(빛의 세기)의 단위는 ‘칸델라’(cd)를 활용해요. 칸델라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알아봅시다.
풀이: 칸델라는 양초를 의미하는 ‘캔들(candle)’에서 왔어요. 횃불이나 양초로 어둠을 밝히던 인류는 산업혁명 때 등장한 가스 등으로 좀 더 쉽게 밤을 밝힐 수 있게 됐죠. 이때부터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단위가 필요했어요. 영국에서는 향유고래의 기름으로 만든 양초를 밝기의 단위로 사용하기도 했죠. 그러다 1960년에 캔들의 이름을 딴 칸델라라는 광도 측정 단위가 국제단위계로부터 승인됐어요.
[관련 교과] 3학년 2학기 '빛과 그림자',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