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무분별한 나무 베기, 황사 부르는 범인이래요

입력 : 2015.04.07 03:06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나무
인간 욕심으로 산림 파괴 늘어나자 산사태·황사 등 직접적인 피해 생겨

도심 곳곳에 심어져있는 가로수… 온도 낮추고, 소음 줄이는 역할 해요

"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 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

매년 4월 5일 식목일 무렵이면 들리는 '메아리'라는 동요의 가사예요. 이 동요는 유치환 시인이 한국전쟁으로 벌거숭이가 된 산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쓴 시를 노래로 만든 것이지요. 그런데 실제로 메아리는 나무가 없는 산에서 오히려 더 잘 들린다고 해요. 메아리는 소리가 산에 반사돼 되돌아오는 현상인데, 나무가 많으면 소리가 나무에 흡수돼 반사되는 에너지가 줄어들죠. 하지만 이 시는 나무가 없는 산은 죽은 산이기 때문에 우리의 부름에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감성적 표현이 담겨 있는 것이랍니다. 이 노래는 과학적인 원리를 떠나서 많은 이에게 나무를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고, 우리나라를 '세계 4대 산림녹화 성공 국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재미있는 과학] 무분별한 나무 베기, 황사 부르는 범인이래요
/그림=정서용
우리의 나무 심기 운동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이유는 나무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동물은 식물의 도움으로 살아가죠. 만약 지구에 식물보다 동물이 더 먼저 나타났다면? 그것은 마치 사람이 우주복 없이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 할 수 있어요. 비유가 너무 지나쳤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동물은 산소 없이 살 수 없는데, 지구에 풍부한 산소를 만들어 주는 존재가 바로 식물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지만, 식물은 물과 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CO₂)를 분해하고 산소(O₂)를 공기 중에 배출하죠. 나머지는 영양분(포도당 등)으로 저장하고요. 이 정도 설명만 들어도 나무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겠지요? 그러나 이뿐만이 아니에요.

인류는 등장과 함께 나무를 활용해 왔어요. 사냥을 하는 도구에서부터 농사를 짓는 도구, 그리고 옷감에서부터 집까지 나무는 인류의 의식주 모든 부분에 꼭 필요한 자원이었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인류는 끊임없이 나무를 벨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에도 나무가 변함없이 우리에게 혜택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과 번식력 때문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문명이 발달하자 이러한 자연의 회복 능력은 점차 약해지게 됐어요. 사람이 많아진 만큼 더 많은 나무가 필요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나무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것을 베는 데 있었어요. 농경지나 주거지 등을 확장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고 산을 깎기 때문이죠.

[재미있는 과학] 무분별한 나무 베기, 황사 부르는 범인이래요
/그림=정서용
누군가의 중요성은 그가 있을 때보다 떠났을 때 깨닫게 된다는 말처럼 인류는 결국 나무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됐죠. 나무의 뿌리는 땅을 단단하게 붙잡고 수분을 머금도록 해요. 그래서 산이 무너지지 않게 하고, 땅이 메마르지 않도록 해주죠. 그런데 나무가 사라지자 여기저기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땅이 메말라 사막으로 변하게 됐어요.

해마다 우리는 황사와 미세 먼지의 피해를 보는데 그것 또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사막화와 큰 관련이 있어요. 또한 나무 중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 외에도 포름알데히드,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 나쁜 물질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나무가 줄어들자 사람들은 공장, 자동차 등에서 발생한 유독 물질을 고스란히 마시게 됐고 그로 인해 여러 질병을 얻게 됐죠.

이산화탄소는 유독물질은 아니지만, 양이 많아지게 되면 지구에서 발생하는 열을 원활하게 내보내지 못해 지구의 온도를 높이게 돼요. 이 현상이 심각한 이유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1℃만 상승해도 안데스산맥의 작은 빙하들이 녹아버리고, 매년 30만여명이 질병으로 사망하며, 10% 이상의 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에요.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한 명이 평생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2.6t이라고 하는데, 이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하려면 1000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다행히 많은 나라가 나무의 중요성을 깨닫고 탄소의 발생을 줄이고, 자연을 보호하는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대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의 사용을 줄이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지요. 요즘은 도심에서도 나무가 심어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도심의 나무는 경관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를 깨끗하게 해 주며 온도를 낮춰 주고 도시의 소음도 줄여주는 역할을 해요. 가로수가 있는 도로는 그렇지 않은 도로보다 온도가 평균 2~6℃ 낮고, 습도는 9~23%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어때요? 당장 이번 주말에 나무를 심으러 가야겠죠?


[관련 교과]
5학년 1학기 '식물의 구조와 기능',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


[함께 생각해봐요]

산에 가면 바위 안쪽으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나무를 볼 수 있어요. 나무의 뿌리는 어떻게 바위를 뚫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풀이: 나무뿌리의 끝 부분은 얇고 뾰족해서 바위에 생긴 작은 틈새로 들어갈 수 있어요. 바위틈에 들어간 나무뿌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자라는데, 뿌리의 끝 부분은 뾰족하고 뒤쪽에서 밀어내는 힘은 강해서 마치 못을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나 서서히 바위의 틈이 벌어지게 한답니다. 또한 뿌리가 점점 굵어지면 틈이 더욱 벌어지고 바위가 부서져 떨어지기도 해요. 이것을 '나무뿌리의 쐐기작용'이라 합니다.

조영선 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