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등대 지키는 사람 어떻게 생활했을까? 여기서 궁금증 풀 수 있어요

입력 : 2015.04.01 03:08

[115] 국립등대박물관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은 어떻게 목적지를 찾아가는 걸까요? 바다에는 암초와 거센 파도 등 위험한 것이 많지요. 그래서 무턱대고 바다 깊은 곳으로 갔다가는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바다에는 안전한 길을 안내하는 지도가 있답니다.

배들이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항로표지예요. 항로표지는 운항 중인 배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게 해줘요. 항로표지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등대예요. 깜깜한 밤에 등대 불빛을 통해 현재 배의 위치와 위험한 곳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거든요.

경북 포항시 호미곶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의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이에요.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이랍니다.
경북 포항시 호미곶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의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이에요.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이랍니다. /조선일보 DB·임후남 제공
세계 최초의 등대로 알려진 것은 대략 BC 280년 무렵 지중해 알렉산드리아항 입구에 세워졌다는 파로스 등대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유사'에 등대와 비슷한 역할을 한 횃불에 대한 기록이 있어요. 48년 금관가야 시절에 산이나 섬에서 봉화를 올려 등대 역할을 하게 한 것이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는 1903년 6월 1일에 그 첫 불을 밝힌 인천에 있는 팔미도 등대랍니다.

등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을 내는 등명기예요. 이것은 등대의 심장과도 같아요. 등명기는 렌즈 또는 반사경이 부착돼 빛을 굴절, 반사해 내보내거든요. 멀리 떨어진 배들이 깜깜한 밤에 이 빛을 보고 움직이는 것이죠.

이런 등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있어요.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맞이 장소 중 한 곳인 경북 포항 호미곶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이랍니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등대 박물관으로서 1985년에 문을 열었어요. 등대관, 해양관, 테마 공원, 체험관, 야외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등대관에는 정보 검색 코너, 항로표지 역사관, 항로표지 유물관, 등대원 생활관, 등대 사료관 등이 있어요. 등대의 역사와 역할 등을 비롯해 등대 외 항로표지들, 등대에서 일할 때 사용했던 것들을 실물과 3D 영상 등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죠.

이 박물관에 전시된 항로표지와 관련된 물품들은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것이어서 흥미로워요. 항로표지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먼저 등댓불을 밝히는 등명기처럼 야간에 빛을 이용해 그 위치를 표시하는 광파표지가 있어요. 안개나 눈, 비 등으로 앞이 잘 안 보일 때는 사이렌 소리를 내서 위치를 표시하는데, 그것을 음파표지라고 해요. 낮에는 일정한 모양이나 색깔을 갖춘 물체를 활용해 표시하는데, 이것을 형상표지라고 해요.

등대에는 등대를 지키는 사람이 있었겠죠? 이를 등대원이라 해요. 등대원 생활관에서는 등대원이 등대에 불을 밝히고, 그 생활은 어땠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어요. 등대는 흰색도 있고 빨간색도 있어요. 빨간색 등대는 항로의 오른쪽에 암초 등 장애물이 있으니 왼쪽으로 다니라는 뜻이고, 이와는 반대로 흰색 등대는 오른쪽으로 가라는 표시예요. 바닷가에서 무심코 봤던 빨간색, 흰색 등대도 뱃사람들에겐 아주 중요한 표시라는 걸 알 수 있죠.


[1분 상식] '파로스 등대'란 무엇인가요

지중해 알렉산드리아항 앞에 있는 파로스 섬에 건설된 등대랍니다. 세계 7대 고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혀요. 높이가 135m인 거대한 탑 모양으로, 과거에는 나무나 송진을 태워 붉을 밝혔다고 해요. 등대 꼭대기 전망대에서는 수십㎞ 떨어진 지중해까지 보였으며 반사렌즈에 비친 불빛은 40㎞ 밖에서도 보였다고 하네요.

임후남 여행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