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쏙쏙! 수학
미세 먼지 농도, 왜 퍼센트 단위를 안 쓸까
공기 중에 있는 중금속·미세 먼지
소수점만큼 양 적어도 영향력 커 단위 숫자를 크게 해서 나타내요
바닷물 염분은 천분율인 '퍼밀' 써… 상황 따라 편리한 표기 사용하죠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점 증가해 2095년에는 1250ppm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뉴스를 보던 아름이 아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창문을 열어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어렵겠구나!"
"아빠. 이산화탄소는 우리가 숨을 내쉴 때 나오는 물질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나쁜 물질이에요?"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는 꼭 필요한 물질이지. 단지 너무 많아질 때 문제를 일으키는 거야. 1000ppm 이하에서는 나쁜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1000ppm 이상 2000ppm 이하에서는 불쾌감과 졸음을 유발하고, 2000ppm이상 3000ppm 이하에서는 어깨 결림이나 두통 등 신체 이상을 일으킨다고 하지."
"아, 그렇군요. 그런데 ppm이란 건 뭐죠? 보통 전체에 대한 일부를 나타낼 때는 %(퍼센트)로 나타내잖아요? 이 과자 포장지에도 탄수화물 5%, 단백질 4%, 지방 20% 등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고요."
"하하. 역시 수학을 잘하는 아름이답구나. 그럼 아빠가 문제를 하나 내 볼게. 사탕 80개 중에 사과 맛 사탕이 16개였다면 사과 맛 사탕은 전체 중 몇 퍼센트지?"
"그야, 16/80×100이니까 20%지요."
"좋아. 그럼 용액 1㎏ 중에 녹아 있는 설탕이 5㎎이라면 설탕은 전체 용액의 몇 퍼센트지?"
"아, 1㎏이 1g의 1000배인 건 알았는데, ㎎(밀리그램)은 잘 모르겠어요."
"대개 단위에 k가 들어가면 기본 단위의 1000배이고, d(데시)는 1/10, c(센티)는 1/100, m(밀리)은 1/1000이란다. 길이 단위는 m(미터)가 기본 단위이니 1㎞는 m의 1000배이고, ㎜는 m의 1/1000배지."
"아, 그럼 1㎏은 1000000㎎이네요? 와. 그럼 1㎏ 중에 5㎎은 전체의 0.0005%가 되겠네요?"
- ▲ 그림=이창우
"그래. 이렇게 소수점 이하로 나타내면, 읽는 것도, 그 양을 세밀하게 나타내는 것도 불편하겠지? 그래서 물질의 중금속 함량, 수질 오염도, 미세 먼지 농도 등 미세한 양이나 농도를 나타낼 때는 백분율인 %가 아니라 백만분율인 ppm을 사용하는 것이지.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대략 400ppm 정도야. 이것을 백분율로 나타내면 0.04%인데, 사실 이산화탄소나 중금속, 용존 산소, 미세 먼지 등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소수점으로 나타내는 것보다 이렇게 ppm을 써서 큰 수로 나타내는 것이 더 편리한 점이 많단다. 예를 들어 두부의 중금속 함량은 3.0ppm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을 백분율로 나타내면 0.0003%가 되지. 표기 방법에 따라 이렇게 큰 차이가 있어."
"그렇군요. 그럼 백분율, 백만분율 외에도 또 다른 표기 방법이 있겠네요?"
"그래. 천분율, 만분율도 있고 심지어는 1억분율, 10억분율, 1조분율도 있지."
"와. 정말요? 백분율이 있는데 굳이 천분율, 만분율을 쓸 필요가 있나요?"
"100분율이 어떤 수를 100에 대비해 나타내는 방법이었다면 천분율은 1000 대비로 퍼밀(permill)이라는 단위를 써. 기호는 %에 1/10을 곱했다는 의미로 ‰을 써. 퍼밀은 해수의 염분 농도, 철도의 경사 등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해. 일반적으로 바닷물 1㎏, 즉 1000g에는 염분이 약 35g 녹아 있어. 그래서 바닷물 염분도는 대략 35‰이 되는 거지. 철도는 1㎞당 얼마만큼 높이 올라가는가에 따라 경사를 나타내는데 1㎞가 1000m이므로 1000을 기준으로 두고 올라간 높이만큼을 경사로 보고 있어. 예를 들어 수도권 전철 4호선 금정역에서 산본역 진행이 1㎞당 25m를 올라가는 철도길이 있다면, 길의 경사는 25‰인 것이지. 만분율은 역시 백분율에 1/100을 곱한 형태인 로 나타내며 금리를 나타낼 때 쓰기도 해."
"아하. 말씀을 듣고 보니 상황에 따라 더 편리한 표기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런데 1억분율, 1조분율도 쓴다니 놀라워요."
"만물의 기본 단위인 원자는 10억분의 1m보다도 작지. 그래서 화학 분야에서는 pphm(1억분율), ppb(10억분율), ppt(1조분율)도 사용해. 컴퓨터도 기본 단위가 '바이트(byte)'인데 '기가바이트(Gbyte)'는 G가 10억을 의미하는 접두어지. 요즘엔 '테라바이트(Tbyte)'도 사용되는데 T는 1조를 의미해."
"와. 세상엔 정말 큰 수도 많고, 작은 수도 많은 것 같아요. 지구는 우주를 중심으로 봤을 때, 정말 작은 것이라 1조분율로 나타낼 수도 없을 정도잖아요? 우리는 그 지구에서도 매우 작은 존재죠. 그럼에도 지구 환경을 오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지구에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오, 그런 철학적인 생각을 하다니. 물론 우리는 매우 작은 존재이지만, 우리 또한 끝을 알 수 없는 작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지. 즉, 우리 안에도 우주가 있는 셈이야. 아름이가 이런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아름이 안에 무한한 잠재 능력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정말 그러네요. 앞으로 제가 지구 환경 분야의 공부를 많이 해서 많은 사람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하하하. 아름이 덕분에 미래가 더 기대되는걸?"
[함께 생각해봐요]
금이 20g 포함된 암석 5㎏이 발견됐다. 이 암석에 포함된 금의 양을 %, ‰, ppm으로 나타내 보자.
풀이: 백분율: 20/5000×100=0.4%
천분율: 0.4×10=4‰
백만분율: 0.4×10000=4000ppm
[관련 교과] 5학년 1학기 '여러 가지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