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의 법 이야기

신학기가 돼 새 친구, 새 선생님을 많이 만났나요?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있을 거예요. 옆에 있는 친구가 날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등 말이지요. 문제는 이렇게 걱정에 그치지 않고 학교폭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학교폭력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친구가 이유 없이 나를 때려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면 그것이 학교폭력이라는 것쯤은 다들 알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직접 보이는 폭력뿐 아니라 협박이라든지 강요 등도 모두 학교폭력에 해당한답니다.

자, 그러면 지금 내가 겪는 피해들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먼저 알아볼게요. 그전에 먼저 관련 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라는 법입니다. 이 법 2조에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 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등 신체·정신·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일'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말이 어렵지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볼게요. 어떤 학생이 친구들 앞에서 내게 '재수 없어' '깝죽거리지 마' 같은 욕을 계속 했다면 학교폭력일까요? 맞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한 것이니 '모욕'에 해당하죠. 어떤 친구가 주동해 '쟤랑 놀지 마'라며 나를 따돌리고, 인사를 해도 안 받는다면 역시 이 법의 '따돌림'에 해당해 학교폭력입니다.

덩치가 크고 힘 센 친구가 청소 당번인데, 당번도 아닌 나한테 대신 청소를 시켰습니다. 이 친구에게 맞을까 봐 어쩔 수 없이 청소를 했다면 어떨까요? 이것 또한 '강요'로서 학교폭력입니다. 같은 반 친구가 자꾸 음란 메시지나 야한 동영상을 보낸다면 이것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으로 역시 학교폭력입니다. 어때요? 학교폭력의 범위가 생각보다 훨씬 넓지요?

이런 일들로 학교 생활이 괴롭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마 바로 경찰서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횟수가 한두 번이고,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우선 그 친구와 대화를 해 봐야겠지요. 하지만 그 정도를 넘는다면 바로 선생님과 부모님께 얘기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전문 상담 선생님이 있는 학교도 있어요. 만약 여러 아이가 괴롭힌다면 되도록 빨리 학교에 알리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일이 해결될 때까지는 그나마 친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고, 가급적 혼자 다니지 않을 것을 권합니다. 좀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피해 구제를 받기 위해 '내가 이렇게 피해를 봤다'고 증거를 모을 필요도 있어요. 이를 테면 '○○이 ○○을 집단 과제에도 빼는 등으로 따돌렸다'는 식으로 피해 상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친구의 말을 확보해 두는 것이죠. 이런 사항들은 피해를 상담할 때 제출하면 좋은 증거가 됩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에는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설치돼 있어요. 이런 문제에 전문적으로 대처하는 곳이지요. 여러분이 상담하면 위원회가 열려 그 행위가 학교폭력인지를 판단하고, 정도에 따라 여러분에게 심리 상담이나 조언, 치료, 학급 교체 등의 지원을 해줍니다. 가해 학생한테는 서면 사과, 학교에서의 봉사, 출석 정지, 학급 교체, 정도가 심할 경우 전학이나 퇴학(초·중학교는 제외) 조치가 내려져요. 조심할 것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면 똑같은 '학교폭력 가해자'로 취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화가 나더라도 조금만 참고, 나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