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리더

"중국을 구하라" 무기력한 청나라 무너뜨려 근대화 바란 혁명가

입력 : 2015.03.19 03:06

[57] 쑨원

쑨원은 1866년에 청나라 광둥성의 한 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쑨원이 태어난 시기는 청나라가 기울기 시작하던 때였어요. 청 왕조와 지배 계층의 부패는 극에 달해 있었고, 국민은 무기력감에 빠져 있었죠. 게다가 서구 열강들과의 싸움에서 패하면서 마카오는 포르투갈로, 홍콩은 영국으로 넘어갔죠.

쑨원이 태어난 광둥성은 급격한 변화를 겪던 홍콩·마카오와 가까운 지역으로, 동양 문화와 서양 문화가 충돌하는 중간 지역이었죠. 그래서 쑨원은 서양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이후 형 쑨메이가 있는 하와이로 가서 서양 학교에 입학한 쑨원은 서양 문물의 우수성을 깨달았어요. 서양 문물을 통해 청나라의 근대화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한 쑨원은 서양 의학을 배웠어요. 1892년에는 외과 의사가 됐죠. 하지만 청 황실의 무능과 부패에 분노를 느낀 그는 의사를 그만두고 하와이로 가서 반청 운동 단체인 흥중회를 조직해요. 이후 그는 봉기를 계획했지만, 계획이 발각돼 동지가 처형당합니다.

민중의 자유를 위해 반평생을 바친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 쑨원의 모습이에요.
민중의 자유를 위해 반평생을 바친 중국 근대화의 아버지 쑨원의 모습이에요. /Corbis/토픽이미지

그는 혁명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해외 화교들의 자금력에 관심을 가졌어요. 군사 자금을 충분히 모은다면 단번에 무기력한 청나라 정부를 무너뜨리고 혁명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그 와중에 런던에서 청의 첩자에게 잡혀 중국으로 이송될 뻔했으나, 옛 스승인 캔들리 박사의 도움으로 탈출할 수 있었죠. 이 문제는 세계적으로 논쟁거리가 됐고, 쑨원은 청나라의 대표적 혁명가로 인정받게 됐죠. 쑨원은 영국에서 유럽의 역사·경제학·정치 등을 연구하며 장차 중국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이후 쑨원은 해외에 있는 망명가들의 지지를 얻어 중국동맹회를 조직했죠. 중국동맹회는 청 왕조를 무너뜨리고 중국의 근대화를 이끌려는 목표를 가진 조직이었어요. 도쿄에 본부를 두고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본부에 총리를, 그 아래 집행·평의·사법 3부를 두기로 했죠. 이것은 미국 정부의 삼권분립을 참고해 만든 것이에요. 쑨원은 또한 여기서 그의 중요한 이념을 설파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삼민주의입니다.

쑨원은 민중의 자유를 위해 계속해 혁명을 일으켰어요. 한동안 곳곳에서 일어난 수많은 봉기가 실패하면서 혁명이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어요. 결국 쓰촨성에서 일어난 봉기를 중심으로 청나라 전체로 혁명의 불길이 번져가, 마침내 청나라는 무너져요.

쑨원은 혁명군 세력이 임시 수도로 정한 난징에서 임시대총통에 선출됐어요. 나라 이름을 중화민국으로 정했죠. 하지만 쑨원은 곧 초대 대통령 자리를 당시 베이징의 군벌(군사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특권을 장악한 집단)이었던 위안스카이에게 양보해요. 막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던 위안스카이가 버티는 한, 청의 황실을 없애는 것은 힘든 일이었죠. 쑨원은 결국 자신의 명성이나 권력보다는 중국 인민들의 안위를 걱정한 거예요. 이후 중국은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듭니다. 쑨원은 이 혼란을 막기 위해 노력하던 중, 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은 "혁명은 아직 이룩되지 않았다. 중국을 구하라"였다고 합니다.

쑨원이 사망하고 나서 그가 만든 국민당은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죠. 하지만 쑨원의 삼민주의는 장제스와 마오쩌둥에 의해 계승돼 각각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의 철학과 이념이 됐어요. 현재 중국 정부도 헌법에 삼민주의를 토대로 한 법률을 만들고 그것을 계승하고 있죠.

[1분 상식] 삼민주의란?

쑨원은 청년 시절, 청나라에 새로운 정치 철학과 사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계속되는 혁명 실패의 원인 역시 철학이 없어서임을 깨달은 쑨원은 영국에 있을 때 수많은 지식인과 만나 토론하면서 삼민주의의 기초를 만들어요. 삼민주의란 민족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민족주의’, 자유·평등에 기초를 둔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권주의’, 경제적으로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민생주의’를 총칭하는 것이에요.

 

박영진·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