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미국 최초 국립공원, 1만개 온천이 다채로운 빛 뽐내요

입력 : 2015.03.16 03:06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지난주에는 꽃샘추위가 한창이었어요. 이제 곧 산과 들에 야생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면 기지개를 켜는 자연을 보기 위해 국립공원을 찾는 등산객도 증가할 것입니다.

낮게 드리운 구름 아래로 눈이 시리도록 푸른 연못이 놓여 있네요. 이곳은 1872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미국의 옐로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입니다. 1978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이 공원의 규모는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의 세 배가 넘는 약 9000㎢로 충청남도 면적보다 조금 더 크답니다. 공원 곳곳에는 간헐천(뜨거운 물과 수증기, 기타 가스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내뿜는 온천)을 비롯해 1만여 개가 넘는 다양한 온천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지역이 지구에서 맨틀(지각과 핵 사이의 부분)과 매우 가까운 지표면 위에 있기 때문이죠. 이곳 땅 밑의 불과 몇 킬로미터 아래에는 거대한 마그마가 놓여 있고, 이로 인해 데워진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뿜어져 나오면서 간헐천이나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진흙탕 같은 다양한 지형을 만들어 놓은 것이에요. 이 때문에 사람들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지구에서 다양한 지열 활동을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사진으로 보는 세계] 미국 최초 국립공원, 1만개 온천이 다채로운 빛 뽐내요
/한성필 사진작가
또 다른 사진을 볼게요. 연못의 온천수가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색과 노란색이 함께 어우러져 있지요? 연못의 빛이 이처럼 다채로운 이유는 뜨거운 물 속에 사는 수많은 박테리아 때문이라고 합니다. 온천수에 사는 이 박테리아들은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온도에서만 살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고 해요. 그래서 그 빛깔만 보더라도 물의 온도가 몇 도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하여 '살아있는 온도계'라고 불리기도 하죠.

그러나 수많은 관광객의 작은 돌출 행동으로 아름다운 온천수의 색이 변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하네요. 동전을 던지면 행운이 온다고 믿는 많은 사람이 옐로스톤 국립공원 안의 모닝글로리라는 연못 속으로 수십 년 동안 동전을 넣었죠. 이로 인해 연못 바닥에 동전이 쌓이면서 온천수가 솟아나는 구멍을 막게 돼 연못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어요. 더불어 동전과 박테리아들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불과 몇십년 만에 푸른색의 연못이 노랗게 변한 것이라고 많은 과학자는 믿고 있답니다.

국립공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 최소한의 자연유산만이라도 그대로 보전해 물려주기 위해 지정한 것이에요.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저지른 사소한 행동 하나가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김옥선 용인 백현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