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정수 필터 달린 '생명의 빨대'로… 오염된 물도 안심
아프리카의 전기·수도 시설 부족… 태양광 전등·빨대식 정수기로 해결
각국 환경에 맞는 '적정기술' 제품, 간단한 아이디어로 생명 살린대요
"적정기술을 통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아프리카 지역에도 전깃불을 밝힐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파나소닉이 에볼라 전염병으로 큰 피해를 겪은 서아프리카 지역에 전등을 기부해 세계적인 이슈가 됐어요.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기부 활동의 일환이지요.
만약 정전으로 여러분이 며칠간 전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요? 컴퓨터, TV, 냉장고 등 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한 점이 정말 많겠죠? 생각해 볼수록 전기는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어요. 그런데 서아프리카 지역에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 많다 보니 치료만 받으면 살 수 있는 환자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대요. 그래서 전기 공급이 필요 없으면서도 빛을 낼 수 있는 전등 공급 계획을 세운 거랍니다. 하지만 이상하지요? 전등은 전기를 이용해 빛을 내는 제품을 의미하는데 어떻게 전기가 없이 빛을 낸다는 것일까요?
물론 아프리카 지역에 공급되는 전등도 전기로 작동해요. 하지만 그 전기는 외부에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요. 전등에 부착된 태양광 판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졌는데, 판에 햇빛이 들어오게 되면 그 자극으로 전자가 생겨 전기가 발생해요. 즉, 햇빛을 전기로 바꿔 충전하는 방식이랍니다.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이 열대 지역과 사막 지역인 이유는 지구에서 태양빛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적도 부근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에요. 즉,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풍부한 태양 에너지를 가진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 빛으로 충전하는 태양광 전등은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 주민에게 가장 적절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그 나라 소득수준이나 문화적, 환경적 요인에 맞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바로 '적정기술'이라고 한답니다.
- ▲ 그림=정서용
적정기술의 예는 많아요. 우선 '생명의 빨대(라이프 스트로)'를 소개할게요. 우리는 상하수도 시설과 정수 기술이 발달한 나라에 살고 있어서 수도꼭지만 틀면 바로 물을 마실 수 있어요. 하지만 아직도 아프리카에서는 이러한 시설을 만들지 못해 많은 사람이 오염된 강이나 저수지 물을 길어다 마시고 있죠. 안타깝게도 그 물에는 기생충, 세균 등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하루에 수만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어요. 지하수 시설이나 정수 장치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설치 비용이 너무 비싸고 관리도 어렵지요.
그런데 생명의 빨대는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했어요. 정수기에 물을 부으면 물이 정수기 필터 속의 숯가루, 모래, 자갈 사이로 통과하며 걸러지는 것처럼 생명의 빨대 속에는 물을 거르는 필터가 들어 있어요. 입으로 빨대를 물고 물을 빨아들이면 필터를 통해 깨끗이 걸러진 물을 마실 수 있죠. 놀라운 것은 필터를 교체하지 않고도 약 1000ℓ를 정수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비록 가격은 우리 돈으로 3만~4만원 정도여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비싼 편이지만 기부를 통해 하나의 생명의 빨대가 그곳에 전해지면 한 사람이 몇 년간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답니다.
단돈 1달러로 어둠을 밝혀줄 수 있는 제품도 있어요. 바로 페트병 전구예요. 필리핀 빈민가는 집의 구조가 허술하고 서로 붙어 있어서 창문을 열어놓아도 집 안으로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요.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만든 페트병 전구는 페트병, 물, 표백제만으로 집 안을 환하게 밝힐 수 있죠. 우선, 페트병에 물을 채우고 표백제를 약간 넣어 섞어요. 그리고 지붕에 구멍을 뚫고 페트병 아랫부분 절반 정도가 집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하고 고정하는 방식이에요. 표백제 속에는 형광 물질이 들어 있어서 햇빛이 페트병 윗부분에 비치면 형광 물질이 빛을 분산시켜 마치 전구에서 빛이 나오듯 어두운 장소를 밝히게 되지요. 매우 저렴하고 원리도 간단하지만, 그 성능은 55W 전구의 밝기와 같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해요.
이처럼 물질적인 지원 없이 아이디어만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도울 수 있어요. 수도 시설이 발전하지 않은 나라는 생활에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수㎞나 떨어진 곳까지 걸어가야 하죠.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무거운 물통을 들고 가야 하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지요. 그런데 물통을 가운데 구멍이 있는 도넛 형태로 만들고 구멍에 긴 끈을 통과시켜 끌고 가면 마치 바퀴가 구르는 것처럼 굴러가게 할 수 있어 물을 훨씬 쉽게 얻을 수 있지요. 이런 바퀴 모양 물통은 형태만 바꾼 것이기 때문에 일반 물통과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죠.
이처럼 적정기술은 적은 비용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앞으로 환경이 더욱 나빠지고 자원이 부족해지면 이러한 기술은 더욱 주목받게 될 거예요. 단순하지만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인 적정기술이 앞으로도 여러분을 통해 많이 소개되길 기대해봅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아래 사진은 적정기술로 만든 축구공이에요. 이 축구공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답: 전기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이 즐겨 하는 놀이 중 하나가 축구예요. 공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착안해 만든 이 축구공에는 회전과 충격 등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발전장치가 들어 있어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동안 충전이 되는 장점이 있어요.
[관련 교과] 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