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작년 옷 입어보면 알지…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걸

입력 : 2015.02.26 03:07 | 수정 : 2015.02.26 09:08
지난 설날에 떡국을 많이 먹었나요? 떡국을 먹으면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는 어른들 말씀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을 거예요. 한 살이 더 많아진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무척이나 설레고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떡국을 먹기 전과 후의 자신이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달라진 나이가 아직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지니까요. 나이를 가리키는 숫자가 하나 더 커진 만큼, 자신도 조금은 자란 걸까요? 그렇다면 자라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작년 옷 입어보면 알지…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걸
/웅진주니어 '이만큼 컸어요'
자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키가 컸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풀도 나무도 병아리도 강아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키가 점점 커져요. 그런데 주변의 어린 식물이나 동물들은 며칠, 몇 달 만에도 쑥쑥 크는데, '나'만 도통 자라지 않는 것만 같죠. 하지만 조바심 낼 필요는 없어요. 모든 생명은 자랐을 때의 키가 제각기 다르고, 한살이 기간도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자람을 확인하고 싶다면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작년 옷을 꺼내 입어보세요. 짧아진 소매와 바짓단, 그리고 잠기지 않는 여밈의 옷매무새가 무척 우스꽝스러울 거예요. 그만큼 여러분은 훌쩍 자란 것이랍니다.

모습의 변화에 따라서도 자람을 확인할 수 있어요. 몇몇 동물들은 자라면서 모습이 변하거든요. 올챙이는 개구리가 되고, 병아리는 닭이 돼요. 애벌레는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고, 장구벌레는 번데기를 거쳐 모기가 되죠. 사람도 자라면서 몸이 조금 달라진답니다. 남자 어린이는 아빠처럼 수염이 나게 되고 여자 어린이는 엄마처럼 가슴이 봉곳해져요. 이런 몸의 변화는 사춘기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요. 곧 어른이 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니, 기쁜 마음으로 변화를 살피는 것이 좋아요.

사람의 자람은 이렇게 키가 크고 몸이 변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아요.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아는 것도 많아지고 생각도 부쩍 자란답니다. 자신의 앎과 생각이 커지면 이전에는 몰랐던 멋진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돼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여러분의 머리와 마음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점점 더 크고 풍요해지지요. 예를 들어, 어린이가 한글과 숫자를 알게 되면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돼요. 책을 읽으면 지식이 더 풍부해지지요. 사람의 앎과 생각은 몸이 크는 것처럼 더디 크지도 않고, 크기에도 제한이 없어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크기만큼, 기대하는 속도대로 그것들을 키울 수 있지요.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작년 옷 입어보면 알지…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걸
/웅진주니어 '이만큼 컸어요'
자신의 자람을 발견하는 것은 무척 반갑고 즐거운 일이에요. 자람을 더 멋지게 만들면, 주변 사람들도 두루 행복해질 수 있답니다. 키가 커지면 까치발로도 닿지 않던 난간에 상자를 들어 올릴 수도 있답니다. 집안일도 더 많이 도울 수 있어요.

더는 입기 어려울 만큼 작아진 옷들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납니다. 이 옷들을 어려운 나라의 친구들에게 보내면 여러 어린이가 함께 웃을 수 있어요. 몸이 쑥쑥 자라는 만큼 주변을 헤아리는 마음도 함께 자라서, 여러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멋진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요.


[부모님께]

자녀가 어렸을 때 찍어두었던 사진을 순서대로 늘어놓고, 그때의 추억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해 보세요. 아기 때는 하지 못했는데 이제 새롭게 할 수 있게 된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어른이 되면 어떤 것을 새롭게 하고 싶은지, 어떤 성인으로 자라고 싶은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방민희 서울 관악초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