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탐방

위험에 처한 시리아의 수도, 고대엔 '동양의 진주'로 불렸대요

입력 : 2015.02.25 03:07 | 수정 : 2015.02.25 09:13

[11] 시리아 다마스쿠스

얼마 전 IS가 콥트교 신자 21명을 참수한 사건으로 전 세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어요. IS(이슬람국가·Islamic State)라 불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는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지속적으로 테러와 인질극을 벌이며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였죠.

IS는 시리아 북부의 도시인 '라카'를 근거지로 삼고 있어요. 사회주의 국가인 시리아는 우리나라와 아직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어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내전과 IS의 테러 등 불안한 상황 때문에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돼 있어 우리나라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예요.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 고대 도시에서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문화재인 우마이야 모스크의 모습이에요.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쿠스 고대 도시에서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문화재인 우마이야 모스크의 모습이에요. 이슬람교의 대표 성지 중 한 곳이죠. /셔터스톡
시리아는 터키와 이라크 사이의 지중해 연안에 있으며, 국민의 90% 정도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요. 시리아의 수도다마스쿠스는 메카, 메디나, 예루살렘과 함께 이슬람 4대 도시 중의 하나랍니다.

다마스쿠스는 기원전 3000년 무렵에 세워진 이래 지금까지도 사람이 사는 오래된 도시예요. 아프리카와 아시아, 동양과 서양의 교차점에 있어 경제·문화 중심지로 큰 번영을 누렸죠. 이러한 지리적 이점 때문에 이 지역을 탐내는 세력도 많았어요. 아람 왕국의 수도였던 이 도시는 이집트, 그리스, 로마, 비잔티움 제국의 지배를 받았답니다. 7세기경 이슬람 세력의 침략을 받고, 우마이야 가문이 이슬람 왕조를 열어 다마스쿠스를 수도로 삼았어요. 그래서 다마스쿠스에는 이슬람 문화뿐 아니라 로마와 비잔티움 문화, 그리스도교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답니다.

다마스쿠스의 구시가지는 로마 시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이곳에는 이슬람의 고등교육 시설인 '마드라스', 낙타를 타고 사막을 오가며 장사를 했던 상인들의 숙소인 '칸', 아랍 최대의 전통 시장인 '하미디야'를 비롯한 공중목욕탕, 궁전, 주택 등 다른 시기에 만들어진 유적도 많이 있어요. 심지어 식당이나 여행자들의 숙소로 쓰이는 건물도 대부분 수백년은 거뜬히 지난 것들로,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랍니다.

다마스쿠스.
다마스쿠스 고대 도시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문화재는 바로 '우마이야 모스크(이슬람교 사원)'예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으로 다마스쿠스를 거쳐 간 다양한 세력이 성전으로 삼았던 곳이죠. 비와 땅을 주관한 신인 하다드를 모셨으며,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던 때에는 유피테르 신전이었어요. 비잔티움제국 시대에는 세례요한 교회로 고쳐졌으며, 이후 우마이야 왕조 때에 이슬람 사원으로 다시 바뀌었답니다. 사원에 들어서면 넓은 대리석 광장이 펼쳐지는데, 사원 안팎을 장식한 금박의 화려한 모자이크는 아랍 모자이크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또 서로 다른 시기에 보수된 세 개의 첨탑은 각기 다른 형태와 양식을 띠며, 다양한 문화가 누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답니다.

일찍부터 '동양의 진주'라고 불렸던 이 도시는 지금 오랜 내전과 IS의 테러로 소중한 문화재가 파괴되고 있어요. 이에 유네스코는 다마스쿠스 고대 도시를 포함한 시리아의 세계유산 모두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죠. 과거와 현재,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가 공존하며 번영을 누렸던 다마스쿠스. 그 평화롭고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되찾기를 소망해 봅니다.


[1분 상식] 이슬람교는 어떤 종교인가요?

이슬람교는 7세기 초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에 살던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아 만든 종교로, 그리스도교·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예요. 알라(하느님) 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를 그의 예언자라고 믿어요. '코란'이라는 경전을 바탕으로 정치와 종교가 일치하는 국가를 만들어 나가면서 종교의 세력도 확장했답니다.

김양희 대교 눈높이제품개발실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