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북청사자놀음·떡메치기… 한옥마을의 설은 시끌벅적해요

입력 : 2015.02.18 03:04 | 수정 : 2015.02.18 09:11

[112] 남산골 한옥마을

오늘은 가족, 친척과 함께 설에 가면 좋을 장소를 추천할게요. 바로 서울 남산자락에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이에요. 설 연휴 기간에는 다양한 설 잔치가 매년 열리거든요. 타악기와 풍물 연주를 비롯해 북청사자놀음, 판소리 공연 등을 무료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날 당일에는 떡국도 무료로 먹을 수 있지요. 그 외 떡메치기, 복주머니 만들기, 강정 만들기, 부적 찍기 등 설과 관련된 체험도 할 수 있어요.

남산골 한옥마을의 입구를 들어서면 왼편에 한옥들이 줄지어 있어요. 한옥 앞에 전통공예관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옛날 양반들이 사용했던 생활용품들을 전시하고 있죠. 청자, 백자, 분청사기 등의 도자공예를 비롯해 금속공예, 목칠공예, 복식공예, 지공예 등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요.

전통 가옥 다섯 채를 복원해 놓은 남산골 한옥마을을 둘러보면 한옥의 예스러운 멋을 느낄 수 있어요. 전통 가옥에서는 예절 배우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열리지요. 특히 설날에는 다채로운 전통 행사가 열린다고 하니 이번 명절에 가족과 함께 한옥마을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통 가옥 다섯 채를 복원해 놓은 남산골 한옥마을을 둘러보면 한옥의 예스러운 멋을 느낄 수 있어요. 전통 가옥에서는 예절 배우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열리지요. 특히 설날에는 다채로운 전통 행사가 열린다고 하니 이번 명절에 가족과 함께 한옥마을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토픽이미지

이곳은 한옥마을치고는 한옥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서울 북촌 한옥마을이나 전주 한옥마을처럼 한옥이 즐비하고, 사람들이 실제 사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죠. 이곳에 있는 한옥은 모두 다섯 채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관훈동 민씨 가옥,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제기동 윤택영 재실, 옥인동에 있던 윤씨 가옥 등이랍니다. 이 집 중 윤씨 가옥을 제외한 나머지 집은 본래 있던 자리에서 해체해 그대로 이곳에 다시 지은 집으로, 모두 서울시 민속자료로 지정된 것이에요.

이곳에 있는 한옥들은 옛날 흔히 말하는 '으리으리한 기와집'이랍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대문 밖에서 누군가가 "이리 오너라!" 하고 크게 소리치면 하인들이 쪼르르 달려가 문을 열 것만 같은 곳이죠. 실제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당대 최고위층이었어요.

윤씨 가옥은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의 황후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인 윤덕영의 집입니다. 순종의 장인인 해풍부원군 윤택영의 재실도 있죠. 관훈동 민씨 가옥은 조선 시대 갑부였던 민영휘의 집 일부랍니다. 삼청동에 있었다는 오위장 김춘영 가옥도 예사롭지 않은 집이죠. 오위장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중앙군인 오위의 군사를 거느리던 장수를 말하거든요.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은 대문이 높이 솟은 게 역시 보통 집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죠. 도편수라고 하면 목수 중 최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지요. 특히 이승업은 조선 말기에 경복궁을 중건할 때 도편수를 맡았던 사람이랍니다. 그래서 이 집들은 당시 조선 시대 최고위층의 집이 어떤지 잘 보여준다고 해요.

왜 이곳에 이런 집을 옮겨서 일부러 한옥마을을 만들었는지 조금 궁금하죠? 이 터는 오랫동안 서울시를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있던 곳이었어요. 그래서 일반인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군사지역이었죠. 그 이전의 남산은 그야말로 경치 좋고, 물 맑은 곳이었답니다. 1989년 서울시에서는 '남산 제 모습 찾기 사업'을 시작했어요. 1998년 사업의 한 가지로 옛날 사람들이 물 좋고 경치 좋은 이곳에서 노닐었던 그 모습을 살려 청류정·관어정 등의 정자와 연못, 아름다운 정원,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남산골 한옥마을도 개관했답니다.

[1분 상식] 음력설은 언제부터 공휴일이었나요?

음력 1월 1일, 새해 첫날을 설이라고 해요. 새해 첫날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는 세배하죠.

일제강점기 때는 양력 1월 1일을 신정이라고 하고, 그날을 지내도록 했어요. 해방 후에도 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신정을 지내도록 장려했죠.

그러나 많은 사람은 오랫동안 지내온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지냈어요. 1986년 당시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80% 이상이 음력설을 지내고 있다고 나왔죠. 그래서 1989년에 음력설을 포함해 전후 3일을 공휴일로 정했답니다.

임후남·여행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