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쾅! 초음속 전투기의 폭발음… 음파가 겹쳐서래요

입력 : 2015.02.17 03:06 | 수정 : 2015.02.17 09:03

공기의 진동이 퍼져 들리는 '소리'… 소리의 속도 '음속'은 1초당 340m
음속보다 빨리 움직이며 소리 내면 앞쪽 음파의 폭이 좁아지다가 겹쳐 큰 폭발음 '소닉붐' 일으킨답니다

"대전에서 난 커다란 폭발음이 비행 훈련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달 21일 대전에서 갑자기 큰 폭발음이 발생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어요.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들은 사람들은 가스 시설물이나 주유소 등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닌지 걱정했고, 심지어는 북한군 소행으로 생각할 정도로 불안해한 사람도 있었지요.

하지만 조사 결과, 그 폭발음의 정체는 9500m 상공에서 훈련하던 전투기 'KF-16'이 음속을 돌파하면서 생긴 '소닉붐(sonic boom)'으로 밝혀졌어요. 대체 소닉붐이란 폭발음은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 것일까요?

[재미있는 과학] 쾅! 초음속 전투기의 폭발음… 음파가 겹쳐서래요
/그림=정서용
소닉붐을 이해하려면 우선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알아야 해요. 여러분 주변의 물건을 두들겨 보세요. 물건에 따라 높낮이가 다양한 소리가 나지요. 두들기는 힘에 따라서도 소리가 다르답니다. 이렇듯 물체가 흔들릴 때 공기를 흔들고, 그 흔들림(진동)이 물결 퍼지듯 퍼져 나가 고막을 통해 느껴지기 때문에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랍니다. 잔잔한 물 위에 돌을 던지면 떨어진 곳에서부터 원 모양 물결이 발생해 점점 멀리 퍼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대화할 때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서로 음성을 즉시 들을 수 있지요? 그것은 소리가 1초에 340m를 이동할 정도로 매우 빠르기 때문이에요. 이것은 10m 떨어진 곳에서 난 소리를 대략 0.03초 정도에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해요. 대화를 할 때나, 강의를 들을 때는 보통 10m 거리를 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지요.

그런데 거리가 멀어지면 어떨까요? 소리가 난 시점과 소리가 도착하는 시점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요. 대표적인 예로 메아리를 들 수 있어요. 산에서 큰 소리를 외치면 몇 초 후에 자신이 외친 소리가 되돌아오지요. 그것은 자신이 낸 소리가 산에 부딪히고 돌아오기까지 매우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에요.

그렇다면 소리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총알은 대략 1초에 400m 이상을 이동하므로 소리보다 빨라요.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이 총소리를 듣고 몸을 숙여 총알을 피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한 현상이죠. 총소리가 들리기 전에 총알이 먼저 도착하기 때문이에요.

오리가 물 위를 이동하는 사진을 보면, 오리가 나아가는 방향의 물결 간격은 좁고 반대쪽 간격은 넓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오리가 물 위를 이동하는 사진을 보면, 오리가 나아가는 방향의 물결 간격은 좁고 반대쪽 간격은 넓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소리도 마찬가지로 소리를 내는 물체가 빠르게 움직이면, 음파 간격이 앞쪽은 좁고 뒤쪽은 넓게 퍼지게 됩니다. /허영한 기자
그런데 이처럼 소리를 내는 물체가 빠르게 움직이면 어떨까요? 오리가 물 위를 이동하면 오리를 중심으로 물결이 발생하는데, 잘 관찰하면 나아가는 방향 물결 간격은 좁고 반대쪽 물결 간격은 넓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소리를 내는 물체가 빠르게 움직여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요. 소방차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가까이 올 때는 강하고 높게 들리고, 멀어질 때는 작고 낮게 들리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지요? 소리는 음파의 폭이 좁을수록 커져요. 소리를 내며 빠르게 달리는 물체는 음파 간격이 앞쪽은 좁고 뒤쪽은 넓기 때문이지요. 이것을 '도플러 효과'라고 한답니다.

그렇다면 소리를 내는 물체가 소리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요? 점점 앞쪽의 음파가 촘촘해지다가 완전히 하나로 겹쳐지는 순간이 나타나겠지요? 이렇게 음파가 겹쳐지게 되면 소리 크기는 그만큼 커져 매우 강한 폭발음을 내게 되죠. 이것이 바로 '소닉붐'이지요. 소리의 속도 즉, 음속은 '마하(Mach)'라고 부르는데 초(超)음속 여객기나 전투기는 마하 1(초속 340m) 이상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폭발음을 일으킬 수 있어요.

소리는 다시 말해 공기를 흔드는 힘이기 때문에 강한 에너지가 실려 있어요. 그래서 비행기가 낮게 날며 소닉붐 같은 강한 소리를 내게 되면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도 손상할 수 있지요. 컵에 물을 담고 물 가까이에서 소리를 내 보면 물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전투기 훈련은 소리가 지상까지 전해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고도에서 하고, 낮게 비행하는 훈련은 바다 위에서 한다고 해요. 또한 도심 지역에서 낮게 비행해야 할 때는 음속을 돌파하지 않아야 하지요. 이번 사건은 훈련 시 음속을 돌파하지 않아야 하는데 해당 전투기가 임무에 집중하면서 순간적으로 그것을 돌파했기 때문으로 공군은 보고 있답니다.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물체의 속력', 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


[함께 생각해봐요]

번개가 친 다음, 5초 후에 천둥소리가 들렸다면 천둥이 친 곳은 자신의 위치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요? 빛과 소리의 속도를 이용해 계산해 보세요.

해설: 빛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돌 정도로 빨라요. 그래서 빛은 번개와 동시에 보인다고 봐도 타당하지요. 빛이 번쩍 한 이후부터 소리가 들린 시간에 소리의 초당 이동 거리인 340m를 곱하면 자신의 위치와 번개가 친 장소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답니다. 소리는 1초에 340m를 이동하므로 5초 후에 소리가 들렸다면, 5×340=1700m임을 알 수 있어요.

조영선 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