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수정궁·유리 피라미드의 건축 혁명… 미래의 건물은 어떻게 될까?

입력 : 2015.02.16 03:05 | 수정 : 2015.02.16 09:12
1851년 영국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 세계 최초로 만국박람회가 열렸어요. 이날 나무 같은 자연 그대로의 재료가 아닌 유리와 철로 만든 투명하고 거대한 건축물이 선보여졌지요. 햇빛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건물의 외관이 수정 같다고 하여 수정궁(水晶宮)이라 불렸던 이곳은, 유리로 둘러싸인 조립식 건축물이랍니다. 공장에서 생산된 유리와 철골을 사용해 만든 거대한 전시 공간이었죠. 박람회가 끝나고 수정궁의 각 부분은 부품별로 해체됐다가 이후 런던 근교의 시든엄에 다시 지어졌죠. 그러나 1936년 화재로 없어져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답니다.

수정궁의 혁신적인 디자인은 당대 건축가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후 그것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188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 지어졌어요. 왼쪽 사진 속 유리온실처럼 보이는 이곳이 스페인 마드리드의 부엔 레티로 공원에 있는 수정궁(Palacio de Cristal)입니다. 이곳은 당시 스페인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필리핀의 동식물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대 온실로, 현재도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사진으로 보는 세계] 수정궁·유리 피라미드의 건축 혁명… 미래의 건물은 어떻게 될까?
/한성필 사진작가
또 다른 사진은 루브르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의 모습이에요. 낡은 이미지를 가진 왕정 시대의 궁전을 현대 건축 재료인 유리를 이용해 가볍고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했죠. 1989년 완공된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는 신구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유리가 생산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공예품으로 활용했어요.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유리는 귀족들이 좋아하는 장식품에 불과했죠. 산업혁명 직후인 19세기 중반 이후, 대형 판유리가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서민들도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재료가 됐답니다. 그와 더불어 철의 가공 기술 역시 혁신적으로 발전해 그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했죠. 이렇게 풍부해진 유리와 철은 두꺼운 벽과 둔탁한 기둥을 대신하기 시작했고, 그 후 우리의 주거 문화는 크게 변화했어요.

최근 3D 프린팅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건축물의 등장을 가능케 할 수도 있다고 말하지요. 3D 프린팅이란 컴퓨터로 그린 3차원 설계도에 따라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녹여 만든 잉크로 허공에 인쇄하듯이 제품을 찍어내는 기술을 말해요. 지난해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에 꼽히기도 했지요.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암스테르담 바윅스로테르 운하의 제방 위에 이동형 3D 프린터가 만든 프린트물로 집을 짓고 있다고 하네요. 아마도 미래의 주거 환경은 상상 그 이상으로 새로운 혁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김옥선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