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신의 선물' 카카오, 옛 멕시코에선 청혼 선물이었답니다

입력 : 2015.02.12 03:06 | 수정 : 2015.02.12 09:05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초콜릿의 주 재료는 카카오야. 코코아란 이름으로도 불리지. 카카오는 옛날엔 지금보다 훨씬 더 대단한 대우를 받았어. 카카오의 고향은 몹시 덥고 습한 아마존의 열대 우림이야. 지금의 멕시코 지방에서 인간이 재배한 지도 수천 년이나 됐지.

마야와 아스텍 신화에선 카카오를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고 해. 아스텍 사람들은 카카오 씨앗을 볶아 가루를 내어 물에 타 마셨어. 옥수수와 함께 끓여서 고춧가루를 뿌려 마시기도 했지. 지금도 그들은 과일 샐러드에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걸. 또 카카오를 약으로 쓰고, 돈으로도 활용했어. 카카오콩 열 알이면 토끼 한 마리를 살 수 있었지. 보석만큼 귀해서 '반짝이는 것이 다 카카오는 아니다'라는 말까지 있었어.

카카오 열매 일러스트
그림=전보라(호박꽃‘내가 좋아하는 식물원’)
카카오는 결혼할 때도 중요하게 쓰였어. 신부는 신랑에게 색칠한 작은 받침이랑 카카오콩 5개를 주며 청혼을 해. 그럼 신랑은 수락의 의미로 신부에게 새 치마와 카카오콩 5개를 줬어. 결혼 잔치를 뜻하는 말을 풀면, '함께 코코아를 마신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지금도 카카오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성당에는 카카오 열매랑 잎으로 장식한 예수상도 있어.

카카오 열매는 달린 모양이 참 신기해. 줄기에 혹이 달린 것처럼 바로 붙어 있거든. 카카오 열매는 노랗거나 붉거나 자줏빛을 띠어. 열매를 가르면 콩알처럼 생긴 하얀 씨앗이 서른 개도 넘게 들어 있어.

카카오 속살은 달콤하지만, 초콜릿으로 만드는 건 쓰디쓴 씨앗이야. 그 씨앗을 카카오콩이라고 하는데, 그걸 볶아 빻고 나서 설탕과 우유를 섞어서 초콜릿을 만들지.



박윤선·생태 교육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