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밭고랑 같은 할머니 주름살, 가족 사랑한 흔적이래요
다음 주면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에요. 설날에는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을 찾아뵙고 인사하는 풍습이 있죠.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도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즐겁게 지낼 생각에 벌써 설레지 않나요? 그렇지만 누구보다 설날을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할머니일 거예요. 귀여운 손자 손녀와 빨리 만나고 싶어 하실 테니까요.
여러분의 할머니는 어떤 분이신가요? 우리 할머니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희끗희끗 보이는 흰머리와 주름진 얼굴, 그 속에는 한없이 인자한 미소가 담겨 있을 테고요. 거칠거칠한 두 손은 난로 같은 따뜻함이 느껴질 거예요.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재미난 옛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지요.
- ▲ 웅진주니어‘고릴라 할머니’
그런데 할머니도 여러분처럼 귀여운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 상상이 되나요?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할머니의 할머니에게 사랑받는 귀여운 꼬마였다는 것을요. 한 살씩 나이를 먹으면서 꿈 많고 예쁜 소녀로 자라, 어른이 되고 결혼도 한 것이지요. 그리고 낳은 아이가 바로 여러분의 아빠 엄마랍니다. 또 세월이 흘러 지금은 여러분의 할머니가 되셨지요.
할머니가 새색시였을 적에는 꽃처럼 곱디고우셨을 거예요. 할머니가 어렸을 때에는 지금과는 생활 모습이 많이 달랐어요. 한 집에 온 가족이 북적북적 함께 살았죠. 그래서 새색시는 할 일이 아주 많았답니다. 식구들이 맛있게 먹을 음식을 만들고, 온 가족의 빨래도 도맡아 했어요. 그때는 세탁기가 없던 때라, 광주리에 빨랫감을 한가득 담아 냇가에서 손빨래해야 했답니다. 집안일뿐만이 아니었어요. 등에 업고 품에 안고 아이들을 키우는 일, 뜨거운 볕 아래 하는 밭일도 새색시 몫이었거든요.
그렇게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가면서 고왔던 얼굴에는 하나둘 주름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보드라웠던 두 손은 거뭇거뭇 거칠어지고요.
할머니의 모습은 해가 지날수록 변해갔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어요. 바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에요. 여러분의 엄마 아빠를 키우셨던 사랑을 이제는 여러분에게 주고 계시지요. 할머니의 주름은 이렇게 큰 사랑과 희생의 흔적이랍니다.
한때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젊은이였고, 부모님에게 사랑받는 자식이었을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어떤 추억을 가지고 계실까요? 이번 설날에는 할머니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해보세요. 아마 기쁜 마음으로 좋아하시며 이야기해주실 거예요.
[부모님께]
핵가족화로 인해 요즘 어린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가까이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지요. 할머니께 아빠 엄마를 길렀던 옛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세요. 오래전 사진첩을 함께 꺼내 보는 것도 좋지요. 아이는 자연스레 할머니의 따스한 사랑과 추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