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편리함 안겨준 '인공지능', 미래엔 위험해질까?

입력 : 2015.02.10 03:06 | 수정 : 2015.02.10 09:13

지능은 '새로운 걸 찾고 만드는 능력'
자동문·로봇청소기·전기밥솥 등은 인공지능 있지만 창의력 없답니다
빌 게이츠, 인공지능의 위험성 경고 "기계에 의존하다 조종당할 수 있어"

"인공지능 컴퓨팅 기술은 인류에게 위험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인공지능' 기술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해 화제가 됐어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은 쉽게 말해 기계가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해 스스로 행동하도록 하는 기술이죠.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기계에 조종당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먼 나라 이야기 같지요? 빌 게이츠는 왜 인공지능 기술이 위험하다고 말한 것일까요?

사람은 생태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포식자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은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털도 없고, 먹이를 사냥할 만한 강한 이빨이나 발톱도 없이 태어났죠. 그럼에도 가장 높은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인간에게 뛰어난 지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높은 지능으로 자연을 연구하고 도구를 만들어서 날개가 없음에도 하늘을 날고, 아가미가 없음에도 물속에서 숨을 쉬며, 그 어떤 동물보다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죠. 그런데 기계는 사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힘을 내며, 지치지도 않고 고통을 느끼지도 않죠. 이런 기계가 인간과 같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어떨까요? 빌 게이츠의 걱정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지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볼게요. 우리 주변에 인공지능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로봇청소기를 예로 들 수 있어요. 로봇청소기는 작동만 시켜주면 스스로 알아서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먼지를 빨아들이고 바닥을 닦죠. 전기밥솥도 스스로 온도와 압력을 조절해 밥을 지어요. 자동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문 앞에 서면 스스로 문을 열어주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라 할 수 있지요. 최근에는 음성인식, 지문인식, 동작인식 등의 기능이 더해져 사람의 행동이나 목소리에 반응해 작동하는 제품들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제품들에 과연 지능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람의 지능을 정의하는 것은 무척 어렵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능력'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어요. 즉,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해요. 그래서 인공지능이란 말이 여러 제품에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공지능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컴퓨터는 크게 기계 장치인 '하드웨어'와 기계장치를 작동시키는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로 이뤄졌어요. 여기서 인간의 몸을 하드웨어라고 한다면 뇌에서 일어나는 명령은 소프트웨어로 비유할 수 있죠. 즉, 기계가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은 지능형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는 '튜링 테스트'라는 것을 고안했죠. 튜링 테스트는 어떤 사람에게 대화 상대가 컴퓨터인지, 사람인지 알려주지 않고 질문을 하라고 한 후, 같은 질문에 컴퓨터와 사람이 문자로 대답한 것을 보고 판단하는 식으로 진행돼요. 그때 질문한 사람이 컴퓨터의 대답을 보고 사람의 대답이라고 착각을 한다면 그 컴퓨터에 지능형 프로그램이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런데 놀라운 건 튜링 테스트가 만들어진 지 60여년 동안 테스트를 통과한 컴퓨터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다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그 기록을 깬 컴퓨터가 나타났죠.

어떤 학자들은 아무리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만들더라도 그것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짜 놓은 대로 작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요. 반면,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가능하다고 보는 학자들은 프로그램도 학습을 통해 똑똑해질 수 있다고 말하죠.

자, 그럼 생각해 봅시다. 만약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된다면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요?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 어려운 일들을 대신해 줘 편리한 세상이 될 것 같다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최근 테슬라의 경영자인 엘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은 핵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기계에 의존하다가 그것이 범죄자의 손에 조종되거나 사람의 통제를 벗어날 경우에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죠.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의 연구는 계속될 것이고 언젠가는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게 될지 모른답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튜링 테스트를 만든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인 튜링에 대해 알아봅시다.

해설: 튜링(1912~1954)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암호 체계인 ‘애니그마’를 해독하는 암호 해독기를 만들었어요. 그로 인해 연합군은 독일군의 작전을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었고, 그들을 물리치는 데 매우 큰 공을 세웠지요. 이때 만든 해독기의 작동 방식은 현대의 컴퓨터가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줘 튜링을 ‘컴퓨터의 시조’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해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우리 몸',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 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

조영선·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