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호수 섬 118개를 다리로 이어 지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

입력 : 2015.02.09 03:13 | 수정 : 2015.02.09 09:10
영어로 베니스(Venice)라고 하는 베네치아(Venezia)는 바다로부터 분리된 석호(潟湖) 내에 흩어져 있는 118개의 섬을 다리로 연결해 만들어졌죠. 다리 개수만 해도 400개가 넘는다고 해요. 따라서 베네치아 곳곳은 미로와 수로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어 물의 도시라고도 하죠. 교통수단이라곤 물 위를 다닐 수 있는 곤돌라와 수상 택시, 바포레토라고 하는 수상 버스뿐이에요. 높은 담벼락 밑의 좁은 길은 자동차를 위한 길이 아닌 보행자를 위한 것이죠. 이곳에서는 물건을 싣고 나르는 것도 오로지 인력거를 이용해요. 특히 고대의 배 모양을 본떠 만든 곤돌라는 11세기경부터 시내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사용됐죠. 16세기에 들어서는 그 수가 1만여 척에 달했다고 하니, 이곳이 얼마나 번화했을지 상상이 가네요. 그럼 왜 이렇게 교통이 불편한 장소에 도시가 자리 잡게 됐을까요?

베네치아 사진
/한성필 사진작가
5세기부터 7세기경까지 아드리아 해 북쪽의 여러 도시 주민들은 빈번한 이민족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접근이 어려운 석호 지역으로 점차 이주했어요. 베네치아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일찍이 해운업이 발달했죠. 6세기 후반에는 인근 동로마제국의 총독부에 소금을 공급하면서 더욱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9세기경부터 15세기까지 아드리아 해의 해상 패권을 장악하며 강력한 도시국가로 성장해 나갔답니다. 이후 이곳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는 '베니스의 상인'을 썼죠.

베네치아 사진
/한성필 사진작가
사람들은 베네치아가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지만 근래 들어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침수가 빈번히 일어났다고 해요. 이에 해수면 높낮이에 따라 석호 내의 수문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세 프로젝트라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석호 내로 들어오는 바닷물을 막는 것이죠. 하지만 석호로 연결된 바닷물 길이 너무 오랜 시간 막혀버리면 석호 안의 수질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려하고 있어요.

베네치아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협을 받는 도시에 희망을 줄 수 있을까요? 베네치아의 모습을 보며 인간이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봅시다.



사진=한성필(사진작가) |
글=김옥선(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