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미래를 꿈꾼 예술가의 실험정신처럼… 정원 곳곳 빛나는 TV
입력 : 2015.02.04 03:07
| 수정 : 2015.02.04 09:21
[111] 백남준아트센터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작품 중 '최초의 휴대용 TV'라는 것이 있어요. 주방에서 쓰는 강판에 TV 모니터 모형을 만들어 붙인 것이죠. 이 작품을 발표한 것은 1973년. TV가 무척이나 귀한 시절이었지만, 미래에는 사람들이 휴대용 TV를 들고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손안의 TV'가 가능하니, 그 옛날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신기하기만 하네요. 백남준은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예술가는 오늘을 사는 현대를 넘어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올해는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 지 9주년이 되는 해예요. 비록 사람은 가고 없지만,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지금도 남아 우리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준답니다. 그러니 예술가는 죽어도 사라지는 게 아니죠. 오늘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아가 백남준을 만나보도록 해요.
백남준아트센터는 건물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건물뿐만 아니라 뒷담과 동산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곡선 형태거든요. 건물 외관의 곡선은 백남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그랜드피아노와, 백남준의 영문 성 글자인 Paik에서 착안한 P 형태라고 해요.
올해는 백남준이 세상을 떠난 지 9주년이 되는 해예요. 비록 사람은 가고 없지만,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지금도 남아 우리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준답니다. 그러니 예술가는 죽어도 사라지는 게 아니죠. 오늘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아가 백남준을 만나보도록 해요.
백남준아트센터는 건물 외관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건물뿐만 아니라 뒷담과 동산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곡선 형태거든요. 건물 외관의 곡선은 백남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그랜드피아노와, 백남준의 영문 성 글자인 Paik에서 착안한 P 형태라고 해요.
- ▲ 백남준 추모 9주기를 맞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TV는 TV다’전시에서는 다양한 세계를 표현한 TV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1층에서 만날 수 있는‘슈베르트’(왼쪽)와‘TV 정원’. /임후남 제공
백남준 하면 TV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죠. TV라는 매체를 통해 다양한 세계를 표현하였거든요. 보통 사람들은 TV를 보는 것에 그쳤지만, 백남준은 그것을 실험 도구의 하나로 삼았죠. 전시실 입구에는 'TV FISH'가 있는데 TV 앞에 어항이 놓여 있어 물고기들이 TV 속에서 헤엄을 치는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답니다. 이 외에 TV로 만든 'TV 부처' '스위스 시계' '밥 호프' '슈베르트'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지요.
한쪽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정원이 나와요. 이 작품 이름은 'TV 정원'.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죠. 열대식물들이 싱싱하게 자라는 이 정원에는 꽃 대신 빛나는 것들이 있답니다. 바로 TV예요. TV 모니터 안에서는 다양한 모습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음악과 춤의 힘을 상상의 비디오로 보여주는 작품이랍니다. 어두운 실내에서 열대식물들은 어떻게 자랄까 궁금해서 물어보니 매일 아침 햇볕 같은 원적외선도 쬐어주고, 통풍도 시킨다고 해요.
2층에는 기획 전시인 '랜덤 액세스'가 열리고 있어요. 오는 5월 3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 출품한 작가들은 백남준의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을 기준으로 선정된 사람들이라고 해요. '랜덤 액세스'란 이름은 백남준이 1963년 첫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작품 제목이랍니다. '미래의 방' '노인이 많은 병원, 302호: 먹고 있는 사람' '사방에 있는 천사: 알파와 오메가' 같은 제목의 작품들은 모니터를 통해, 또는 설치물과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답니다. 이런 작품을 통해 백남준이 말한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어요. 여러분이 만들어갈 미래의 모습을 여기에서 꿈꾸는 것도 좋겠지요?
2층 전시장 한쪽에는 백남준이 마지막까지 작업했던 뉴욕의 작업실 풍경이 재현돼 있어요. 작업 도구뿐만 아니라 즐겨 읽던 책, 영수증까지 있어요. 비디오아티스트, 행위예술가, 작곡가 등 다양하게 부르지만 그 어떤 것으로도 이름 지을 수 없는 진정한 예술가 백남준의 흔적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답니다.
[1분 상식] 백남준(1932~2006)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에서 미술사와 미학, 음악학, 작곡 등을 공부했으며, 독일로 건너가 현대음악을 전공했습니다.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자공학·역사학·인류학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공부를 그치지 않았답니다. 무대에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때려 부수기도 하고 넥타이를 자르는 등의 행위예술을 벌이기도 했죠. 1974년에 이미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전자 초고속도로'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