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너, 거짓말하고 있지?" 어떻게 알았을까

입력 : 2015.01.27 03:06 | 수정 : 2015.01.27 09:02

당황하면 달라지는 우리 몸… 거짓말탐지기로 측정 가능하죠
폴리그래프는 호흡 등 변화 측정, 뇌파 탐지기는 뇌의 전기신호 파악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아낸대요

"제 말은 사실이에요. 전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오니까요."

최근 방영됐던 드라마 속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드라마 속에서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라는 질환이 있는 사람이 나오는데, 이 증후군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게 되죠. 마치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져 속마음이 드러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다면 속마음이 신체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드라마 속 내용은 사실일까요?

드라마 속 피노키오 증후군은 사실 작가가 상상으로 만든 가상의 질환이에요. 드라마에서는 인구 43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난다고 가정했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겠지요?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설정도 과학적이지 않아요. 쉽게 말해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신체 변화를 조절하는 신경을 의미해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예를 들어, 주먹을 쥐는 행동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심장이 뛰는 것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멈추게 할 수 없지요? 심장박동, 소화작용, 땀 분비, 호르몬 분비 등 생명 활동에 중요한 기능들은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자율신경이 맡는 것이지요. 그런데 딸꾹질은 과식이나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 등으로 갈비뼈와 폐의 아래에 있는 '횡격막'이 수축하고 성대로 들어오는 공기가 차단되며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자율신경과는 상관이 없어요.

하지만 거짓말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은 사실이에요. 무서운 장면을 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으며 이마에 땀이 났던 경험이 있지 않나요? 또 화가 났을 때, 심장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빨개졌던 경험도 있고요.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자율신경계가 심리 상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지요. 거짓말 또한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변화시키는 요인이에요. 여러분이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순간적으로 당황하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될 거예요. 그 심리적 변화는 자율신경의 교감신경을 자극해 호흡, 혈압, 맥박, 땀 분비량 등을 변화시키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정교한 측정 장치를 이용하면 그 변화를 확실하게 알 수 있어요. 그것이 바로 거짓말탐지기의 원리랍니다.

거짓말탐지기의 종류는 크게 폴리그래프와 뇌파 탐지기로 나뉘어요. 전자는 자율신경의 반응 즉, 호흡, 혈압, 맥박, 땀에 의한 피부 전기 반사의 4가지 요소를 측정해 그래프로 나타내죠. 폴리그래프는 질문할 때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내내 작동해요. 보통 상태에선 그래프의 형태가 규칙적이었다가 피검사자가 거짓말을 해 긴장을 하게 되면 그래프 형태가 갑자기 바뀌고 이를 통해 진실과 거짓을 판별한답니다.

폴리그래프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거짓말탐지기 장난감 사진
폴리그래프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거짓말탐지기 장난감. 쇠로 된 접지부에 손가락과 손바닥을 댄 상태에서 거짓말을 하면 약한 전류가 흘러 전기 충격을 주는 기계예요.

최근 오락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계에 손을 대고 있다가 거짓말을 하면 전기 충격이 가해지는 거짓말탐지기는, 폴리그래프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죠. 하지만 이런 제품은 대부분 땀, 맥박 정도만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도는 매우 낮다고 해요. 이것을 보완하고자 사전에 '긴장 정점 검사'를 한답니다. 이 검사는 피검사자에게 일부러 거짓말을 하도록 한 후, 거짓말을 할 때의 결과를 보여줘 당사자의 불안감을 유발하게 하는 방식이에요. 이 검사를 하고 나면 죄를 지은 사람은 거짓말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게 되죠.

뇌파 탐지기는 뇌의 전기신호인 뇌파를 측정하는 장치예요. 사람은 뇌를 다치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그것은 뇌에서 뻗어 나온 신경이 온몸에 퍼져 있고 그 신경을 통해 내린 명령을 통해 신체가 움직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명령은 뇌파로 다시 전달됩니다. 일반적으로 뇌는 영상, 음성 등의 외부 자극에 '순수 유발 뇌파'와 '사건 관련 뇌파'라는 두 가지 뇌파를 내보내요. 순수 유발 뇌파는 자극에 대한 순수한 반응으로 나타나지만 사건 관련 뇌파는 자신의 경험들과 관련이 있는 자극에만 반응해 나타나는 뇌파라서, 피검사자의 진술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할 수 있지요. 놀랍게도 뇌파 탐지기는 95% 이상 정확성을 보인다고 해요.

거짓말을 하면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우리도 피노키오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단지 '눈에 잘 띄는가? 그렇지 않은가?' 차이이지요. 거짓말을 계속하다가 양을 모두 잃어버린 양치기 소년의 교훈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말과 생각이 하나 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정상적으로 심장박동이 일어나지 않을 때 '인공 심장박동기'라는 전자 기기를 몸속에 이식합니다. '인공 심장박동기'는 어떤 원리로 심장병을 치료하는 것일까요?

해설: '인공 심장박동기'란 자율신경의 이상으로 심장이 자율적으로 적절한 박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 심장에 전기 자극을 줘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계 장치입니다. 이 장치 속에는 컴퓨터 칩과 배터리가 들어 있어서 전기 자극 정도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답니다.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우리 몸'

조영선·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