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무차별한 인간의 사냥 때문에… 고래 숫자 크게 줄었죠

입력 : 2015.01.26 03:05 | 수정 : 2015.01.26 09:45

남극대륙이 발견되기 훨씬 전부터도 사람들은 북극에 대응하는 남쪽 어딘가에 무엇인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해 왔죠. 얼음으로 덮여 있는 거대한 남극대륙은 영국의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 1772년부터 1775년에 세계 최초로 남극권을 탐험한 후로도 우리에게 쉽사리 보여주지 않았어요. 남극대륙의 크기는 우리나라의 140배인 약 1400만㎢이고, 지구상 육지 표면적의 9.3%에 해당할 만큼 거대하답니다. 이렇게 거대한 대륙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혹독한 추위와 급변하는 날씨 때문이었죠.

하지만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남극의 바닷속은 생명으로 넘쳐난답니다. 그중 원시고래는 오랜 수중 생활 끝에 손가락뼈가 가슴지느러미로 탈바꿈하고, 털을 버린 대신 두꺼운 피부와 지방층을 얻게 돼 마침내 거대한 수중 동물로 거듭나게 되지요.

17세기 고래기름은 석유가 개발되기 전 유럽에서 가로등 불빛을 밝히는 원료가 됐고, 극한의 온도에서도 얼지 않아 정밀 기계 등에 윤활유로 쓰였다고 하네요. 또한 고래 창자에서 추출한 향수와 고래 심줄로 만든 각종 우산 등 고래의 부산물로 500여 가지 공산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필요량을 채우기 위해 인간은 많은 고래를 잡아들였죠. 이러한 포경 산업은 19세기 중엽 미국 경제의 다섯째 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했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극해 주변에서 고래잡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많은 사람이 고래를 따라 남으로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사우스조지아 섬의 포경기지와 고래 가슴뼈 사진
사진=한성필(사진작가)

사진〈위〉은 남극 순환류가 흐르는 사우스조지아 섬의 그리트비켄(Grytviken) 포경 기지(Whaling Station) 모습입니다. 방치된 낡고 녹슨 포경선이 눈에 띄네요. 이곳은 1904년 말 남극 최초로 설립된 포경 기지예요.

그 아래 사진을 살펴보면, 고래 해체 작업장의 철제로 된 구조물 아래에 고래 가슴뼈가 한 무더기 놓여 있네요. 이 기지가 세워지고 나서 사업 첫해에 고래를 무려 195마리나 남극해에서 잡아들였다고 합니다. 이후 이곳에서 60년간 이어진 고래 남획으로 고래 수는 급감했고, 그 때문에 1966년에 그리트비켄 포경 기지는 문을 닫게 됩니다. 현재 이곳은 영국의 과학기지로 활용되고 있죠. 이처럼 극지방의 역사는 인간의 자원에 대한 끝없는 욕망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미래를 향해 고민하는 장소로 바뀌고 있답니다.


사진=한성필(사진작가) |
글=김옥선(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