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산 탐방
죽은 진시황 지키라고… 흙으로 만든 수많은 병사 함께 묻었대요
[8] 중국 진시황릉
세계 최대 인구(약 13억5000만명)를 자랑하는 중국은 지난달 말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14년을 상징하는) 올해의 한자'로 '法(법 법)'을 선정했어요. 앞으로는 법에 따라 깨끗한 정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긴 것이겠지요? 세계에서 넷째로 큰 면적(약 959만7000㎢)을 가진 중국은 황허강과 창장강을 중심으로 고대 문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합니다. 중국 고유 문자인 한자와 유교 문화를 비롯한 여러 제도와 문물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 주변 아시아 국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요.
중국에서는 기원전 8세기경부터 약 500년간 여러 나라가 서로 패권을 차지하고자 전쟁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되었어요. 이때 '제자백가(諸子百家)'라 불린 여러 사상가가 등장해 당시의 혼란을 극복할 방안을 제시하였지요. 그중 진(秦)나라는 법에 따른 엄격한 통치를 주장한 법가 사상을 채택하여 힘을 키웠고, 기원전 221년 마침내 중국 최초로 통일을 이뤘답니다.
진나라의 왕은 통일을 이룩한 자신의 업적을 기려 왕의 호칭을 황제로 바꾸었어요. 그리고 자신을 '첫째 황제'라는 뜻의 시황제라고 칭하였지요. 진시황제는 아방궁이라는 궁전을 짓고, 자신을 위한 거대한 무덤도 건설하였어요. 또한 북방 민족인 흉노족의 침입을 막고자 이전의 성벽들을 연결하여 만리장성을 쌓았답니다.
- ▲ 진시황릉 주변에서는 수많은 토용(흙으로 만든 병사)이 발견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어요. /토픽이미지
진나라 수도였던 시안에서 30㎞가량 떨어진 린퉁현에 진시황릉이 있어요. 이 무덤은 봉분(흙으로 쌓아올린 부분)만 해도 서울 여의도공원보다 크고, 성으로 둘러싸인 능원까지 합치면 여의도 공원의 약 10배 크기라고 해요. 1974년 농부들이 우물을 파다가 진시황릉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곳에서 구덩이 하나를 발견했어요. 구덩이 안에는 흙으로 만든 병사(토용)와 말이 대규모로 발굴됐답니다. 이들은 진시황이 죽은 뒤 그를 호위할 군대였어요. 이런 병마용갱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발굴되고 있어요. 병마용갱에서 발굴된 토용은 실제 사람 크기에 다양한 자세와 옷차림을 하고 있으며, 표정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청동마차 2기도 발굴되었는데, 부속품만 3000여개에 달한다고 하니 얼마나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지요.
진시황릉은 1987년에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어요. 하지만 무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진시황릉 지하 궁전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답니다. 중국은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최대한 발굴을 미루고 있어요. 진시황릉이 그 모습을 전부 드러내는 날 세계가 또 얼마나 놀라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1분 상식] '제자백가' 란 무엇인가요?
제자백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여러 사상가와 학파를 뜻해요. ‘제자(諸子)’란 여러 학자를, ‘백가(百家)’는 수많은 학파를 뜻하는 말이지요. 이들은 혼란스러운 당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각 독창적인 사상을 펼쳤는데 대표적 학파로는 유가, 묵가, 도가, 법가 등이 있습니다. 공자가 창시한 유가는 가족애를 바탕으로 한 도덕 정치를 주장하였어요. 묵가는 인간에 대한 차별 없는 사랑과 평화를, 도가는 자연 그대로의 삶을, 법가는 엄격한 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릴 것을 주장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