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쏙쏙! 수학
4년마다 오는 2월 29일의 비밀
실제 태양년은 365.2422일…
우리가 쓰는 달력 365일과 달라 4년에 한 번씩 '윤일' 넣어 보완
음력, 양력보다 일 년에 11일 적어 3년마다 '윤달' 추가해 맞췄어요
"아빠, 새해가 밝은 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2015년이 낯설어요."
"하하.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우리 조상은 예부터 설 명절을 일 년의 시작으로 여겼으니까, 아직 새해가 오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단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음력(陰曆)을 사용했거든. 새해를 맞는 명절인 설이 '음력 1월 1일'이지. 음력은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형태 변화를 보고 만든 달력이야. 그래서 지구에서 보이는 태양의 위치 변화를 기준으로 만든 양력(陽曆)과 차이가 나는 거야."
"어라? 아빠, 지금 우리가 쓰는 달력에는 1월(月)부터 12월까지 열두 달이 있잖아요? 그럼 달을 기준으로 만든 달력 아닌가요?"
- ▲ 그림=이창우
"사실 우리가 일 년을 열두 달이라고 말하는 것은 옛날에 음력을 사용하던 습관 때문이야. 지금 쓰는 양력의 달(월)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인 365일(1태양년)을 당시 완전한 수로 여겼던 '12'로 나누어 각각 다른 이름을 붙인 것이기 때문에 달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하지만 달이 처음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도 약 30일(1삭망월)이 걸리기 때문에 양력의 한 달과 비슷하단다."
"음력과 양력의 계산 방식은 달라도, 일 년 길이는 비슷하군요?"
"양력의 365일과 음력의 360일은 5일밖에 차이 나지 않으니,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지. 하지만 알고 보면 이 차이는 상당히 크단다. 더 정확하게 따져 보면 1삭망월은 29.53일로, 음력의 일 년은 354.36일이거든. 1태양년은 365.2422일이고 말이야. 그러니까 일 년에 약 11일이 차이 나지. 3년만 지나도 한 달 이상 차이가 벌어져."
"앗! 정말 그렇네요? 16년이면 6개월가량 차이 나니까 계절까지 완전히 달라지겠어요. 어라? 그런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음력을 썼을 텐데, 왜 양력설과 음력설에 큰 차이가 안 나는 거예요? 작년만 해도 양력설과 음력설이 같은 달에 있었다고요."
"사람들이 그 차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지. 앞서 말했듯 3년에 한 달 정도 차이가 나니까, 3년마다 음력에 한 달을 추가하면 되겠지? 그럼 같은 달이 두 번 있는 해가 생긴단다. 실제로 작년에도 음력 9월이 두 번 있었어. 이렇게 추가되는 달을 '윤달'이라고 해."
"와~ 정말요? 작년에 음력 달력을 유심히 봤더라면, 잘못된 달력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윤달을 넣더라도, 결국 또 차이가 벌어질 것 같은데요?"
"맞아. 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넣어도 3일가량 차이 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단다. 그래서 많은 학자가 연구한 끝에 19년에 7개월을 추가하는 '19년 7윤법'을 만들었어. 19년에 7개월을 추가하면 전체 235달이 되는데, 여기에 1삭망월인 29.53일을 곱하면 '6939일'로 19태양년과 같아진단다(소수점 제외)."
"아하, 그렇군요! 그런데 실제 1태양년은 365.2422일인데, 우리가 쓰는 달력은 일 년에 365일이잖아요? 아무리 소수점 차이일지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벌어질 것 같아요."
"맞아. 그래서 양력에서는 4년에 한 번씩 2월에 하루(윤일)를 더 넣어. 그래서 2월은 원래 28일까지 있지만, 4년에 한 번씩 2월이 29일인 해가 돌아오지. 이렇게 2월이 29일인 해를 '윤년'이라고 불러. 이 방법을 쓰면, 실제 태양년과 400년에 3일 정도 차이밖에 생기지 않는대. 우리가 쓰는 양력(그레고리력)은 이런 오차까지 최대한 줄이기 위해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윤년으로 하지 않지만, 그중에서 4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윤년으로 해. 이렇게 하면 오차를 수천년에 하루 정도로 줄일 수 있지."
"우아~ 달력에 이렇게 복잡한 계산이 숨어 있는 줄 몰랐어요. 아빠 말씀을 듣고 보니, 달력은 수학을 이용해 우주의 섭리를 나타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와~ 아주 멋진 표현인걸? 실제로 달력만 잘 이해하면 지구, 달, 태양의 움직임과 변화를 그려낼 수 있단다."
"정말 신기하네요. 올해는 달력뿐 아니라 주변 물건에 어떤 수학·과학 원리가 숨었는지 자세히 살펴봐야겠어요."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그럼 올해는 우리 아들이 더 똑똑해지는 한 해가 되겠는걸? 하하!"
[함께 생각해봐요]
윤년, 윤달, 윤일 외에도 ‘윤초’란 말이 있어요. 윤초는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요?
해설: 밤낮의 변화는 지구 자전에 의해 생기므로, 하루 24시간은 지구의 자전 속도에 의해 결정돼요. 그런데 실제 지구의 자전 속도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미세한 차이이긴 하지만, 더 빠르거나 느리게 도는 시기가 있지요. 그렇다 보니 늘 일정하게 움직이는 시계의 시간과 차이가 발생해요. 원자시계를 이용해 세계 시각을 측정하는 ‘협정세계시(UTC)’는 지구 자전 속도에 따른 실제 시간과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1초를 추가하거나 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추가되거나 빠지는 초를 ‘윤초’라고 한답니다.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규칙 찾기' 5학년 1학기 '약수와 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