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갔어요
신데렐라 동화 속 숨어있는 보물은?
[96] 신데렐라展
마차로 변한 호박, 말로 변한 쥐… 신데렐라 소망 이루는 데 도움됐죠
자정 되면 깨지는 마법처럼 기적도 영원할 수는 없어… 꿈 이루려면 우리 노력 필요해요
요즘 날씨가 무척 춥지요? 그럴 때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동화 한 편을 떠올려 보세요. 동화 속 주인공들은 착하고 반듯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거든요. 그들은 고약한 심술을 부리는 주변 사람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고달픈 삶을 살곤 해요. 하지만 결코 불평을 쏟아내거나 나쁜 마음을 먹는 일 없이 고난을 꿋꿋하게 이겨내요.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는 어른이 되어서도 두고두고 힘과 용기를 줍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세상이 나를 알아줄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속에 희망이 싹트거든요. 그러니까 동화는 마음속 보물상자인 셈이에요. 그 안에는 사랑, 기적, 행복이 가득해서 언제든 꺼내 보면 흐뭇해진답니다. 오늘은 예술가들의 보물상자를 슬쩍 구경해 볼까요?
보물상자를 열어 보니 여러 가지 동물과 식물, 그리고 물건이 담겼어요. 쥐, 호박, 구두, 시계…. 이것은 어느 동화의 소재일까요? 맞아요. 바로 '신데렐라'예요. 오래전부터 유럽에서는 '신데렐라'와 비슷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는데, 1697년에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가 이 이야기를 동화로 출판하였어요. 이후 '신데렐라'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가 되었답니다.
-
- ▲ 작품 1 나라 요시토모, ‘퍼프 마시 미니(The Puff Marshies Mini)’, 2006.
동화 속 신데렐라에게는 크고 작은 기적들이 벌어져요. 기적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는 아주 특별한 것이랍니다. 온갖 어려운 시험을 잘 통과한 사람만이 기적을 만날 자격이 있지요. 신데렐라도 착한 마음씨로 남을 도우며 살았기 때문에 기적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기적을 일으켜요. 작품 1을 보세요. 얼굴이 있는 호박이에요. 묵직하고 넓적해서 늘 마룻바닥에 놓여 있던 호박은 날마다 마루를 쓸고 닦는 신데렐라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을 거예요. '내가 뭐라도 도와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면서요. 작품 2는 장롱에 사는 쥐로군요. 신데렐라가 사는 더럽고 허름한 다락방에는 쥐가 많았어요. 쥐들도 '저 마음씨 고운 재투성이 아가씨를 어떻게 도와줄 수 없을까' 하고 걱정하는 표정입니다.
-
- ▲ 작품 2 박용식, ‘공동거주’, 2005.
그때 신데렐라가 '아, 나도 무도회에 가고 싶어'라고 혼잣말해요. 그러자 드디어 모두의 바람이 하나로 모여 기적이 일어납니다. 눈앞에 요정이 나타나 요술봉을 휘두르자, 쥐는 말로 변하고 호박은 마차로 변했어요. 신데렐라가 입은 누더기 옷은 공주가 입을 법한 아름다운 드레스로 변했고요. 게다가 유리로 된 예쁜 구두까지 선물받았어요. 작품 3을 보세요. 화려한 나비로 장식된 구두예요. 나비는 다시 태어남을 뜻해요. 누추한 번데기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그 안에서 찬란한 날개를 달고 가볍게 날아오르는 나비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나비로 이루어진 이 구두는 신데렐라의 아름다운 변신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 ▲ 작품 3 데이비드 걸스타인, ‘센세이션’, 2010.
하나 잊은 게 있군요. 선물로 받은 구두 외에는 모두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에요. 기적이 영원할 수는 없으니까요. 기적을 영원히 자기 것으로 바꾸는 일은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랍니다. 작품 4에서는 불안해 보이는 말이 시계를 보고 있습니다. 왕자를 만난 신데렐라가 다음 약속을 정하지도 못했는데, 시곗바늘은 무심하게도 자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말은 쥐로, 마차는 호박으로 돌아가고 말 테지요. 시간 앞에서 기적은 아무 힘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나 봐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시간이란다."
-
- ▲ 작품 4 이석주, ‘사유적 공간’, 2008.
63스카이아트 미술관 (02)789-5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