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탐방

4500년 버틴 피라미드, 사각뿔 밑단 모서리로 동서남북 가리켜요

입력 : 2014.12.31 03:04 | 수정 : 2014.12.31 09:08

[7] 이집트 멤피스·네크로폴리스

이제 하루만 지나면 2015년 새해를 맞아요. 벌써 일 년이 지났다며 아쉬워하는 친구도 많지요? 이집트에는 '모두가 시간을 두려워하지만, 피라미드는 세월을 비웃는다'는 속담이 있다고 해요. 45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견딘 피라미드에 대한 찬사랍니다.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밑단 한 변의 길이가 230m, 높이가 146m에 달할 만큼 거대해요.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밑단 한 변의 길이가 230m, 높이가 146m에 달할 만큼 거대해요. 2.5~15t짜리 돌 230만개가 쓰였대요. /Corbis 토픽이미지
이집트는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나라로, 정식 이름은 '이집트아랍공화국'이에요. 국민의 90%가 이슬람교를 믿지요. 전 국토의 95%가 사막이어서 북부의 지중해 연안을 빼면 대부분 지역이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랍니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해요. 기원전 3000년경 나일 강을 중심으로 통일 왕국을 세우고 문명을 꽃피웠지요. 이들은 태양신(神)을 섬기며, 왕을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뜻의 '파라오'라고 불렀어요. 또한 고대 이집트인은 몸이 죽어도 영혼은 영원히 산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피라미드와 미라를 만들고, 사자의 서를 함께 묻었지요.

사각뿔 모양 건축물인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무덤으로 추정돼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남서쪽으로 15㎞ 떨어진 기자 지역부터 다슈르 지역까지 여러 피라미드가 모인 유적지가 있는데, 이러한 유적지를 네크로폴리스(Necropolis·그리스어로 '죽은 자의 도시'라는 뜻)라고 부릅니다.

그중에서도 기자 지역에 있는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대(大)피라미드'로 불릴 만큼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지요. 기원전 2500년경에 세워진 대피라미드는 밑단의 한 변 길이가 230m, 높이는 146m에 달해요. 오늘날 아파트로 치면, 50층 정도 높이랍니다. 이 피라미드를 짓는 데 2.5~15t에 이르는 돌 230만개가 쓰였지요. 이 돌은 가깝게는 기자 부근 사막에서, 멀게는 960㎞ 떨어진 아스완 지역에서 옮겨 온 것이라고 해요.

멤피스 네크로폴리스
피라미드의 각 면은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킵니다. 또 각 면의 경사각은 52도, 피라미드 안에 난 길의 경사각은 모두 그 절반인 26도예요. 수천년 전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돌을 날라서 이토록 정확하고 견고하게 피라미드를 쌓았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지요. 당시는 수레나 기중기 같은 기구도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피라미드 내부의 파라오 묘실 등에서 미라나 부장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피라미드가 무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학자들은 사람들이 쉽게 찾지 못할 곳에 파라오를 묻었다고도 주장합니다.

피라미드는 4500여년간 바깥쪽 석판이 뜯겨나가는 등의 고난과 도굴을 당하고, 수차례 강진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변형되거나 무너지지 않고 당당히 서 있어요. 피라미드의 비밀을 알아내고자 지금도 많은 학자가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요. 그 비밀은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사람 머리에 사자 몸을 가진 조각상)만이 알고 있지 않을까요?


[1분 상식] '사자의 서'란 무엇인가요?

사자의 서는 말 그대로 '죽은 사람(死者)을 위한 책(書)'이에요. 고대 이집트인이 미라와 함께 묻은 것으로, 일종의 '사후세계(死後世界) 안내서'라고 할 수 있지요. 주로 파피루스나 가죽 등으로 만들어졌는데, 죽은 사람이 안전하게 다음 세상에 도착하길 기원하는 기도문과 신에 대한 서약, 죽은 사람이 받을 심판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어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의 생각과 당대의 풍속, 사회현상, 역사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해요.


김양희 대교 눈높이제품개발실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