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풍경(風磬) 2007개 딸랑딸랑… '소리나무' 지나 도자기 보러 가요

입력 : 2014.12.24 03:06 | 수정 : 2014.12.24 09:05

[108] 경기도 이천 이천세라피아

아주 먼 옛날,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흙을 불에 구우면 딱딱해진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한반도에서 살던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그릇을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여러분이 교과서에서 본 빗살무늬토기예요. 인류는 토기를 사용하면서 음식을 조리하여 먹고, 남은 음식을 보관하기 시작하였지요. 금속·플라스틱으로 된 그릇이 대량생산되는 오늘날에도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은데, 도자기도 흙으로 빚어 높은 온도에서 구워낸 제품이지요.

이천세라피아에서는 세계적 작가들이 만든 아름다운 도자기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답니다.
이천세라피아에서는 세계적 작가들이 만든 아름다운 도자기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답니다. /한국도자재단
오늘은 이렇게 흙으로 빚은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곳에 함께 가봐요. 바로 경기도 이천 세계도자센터 안에 있는 '이천세라피아'이지요. 세라피아(Cerapia)는 '세라믹(ceramic·도자기)'과 '유토피아(utopia·낙원)'를 합쳐 만든 이름으로, 한국도자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이천세라피아는 도자기 조형물로 가득해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5월 이곳에서 '세계도자비엔날레'라는 도자기축제가 열리거든요.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세계적 작가들이 빚은 멋진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고요. 이 작품들을 보면 흙이 불과 사람의 손을 만나 이토록 아름답게 변신한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답니다. 특히 도자기로 된 캐릭터 동산은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곳이에요. 나무 모양 구조물에 2007개의 도자기 풍경(風磬)이 달린 '소리나무'는 바람이 불 때마다 신비로운 소리를 내고요. 풍경에 매달린 구름과 물고기, 코끼리 모양의 종은 햇빛과 조명에 따라 아름다운 색을 연출합니다.

소리나무에는 2007개 풍경이 달려 바람이 불 때마다 신비로운 소리가 나요.
소리나무에는 2007개 풍경이 달려 바람이 불 때마다 신비로운 소리가 나요. /임후남
건물 안에 들어가면 볼거리가 더 풍성해요. 가장 중심에 있는 건물은 이천세계도자센터로, 세계적 작가들이 만든 아름다운 도자기 작품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1층에 있는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는 도자기 공예뿐 아니라 유리공예 체험도 할 수 있어요. 작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구경할 수도 있고요.

그다음 가볼 곳은 '토야지움'예요. 전 세계 명품 도자기를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총 4개 전시실에 무려 13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니, 정말 큰 규모이지요. 아시아·오세아니아·유럽·아메리카 등 대륙별로 나누어 작품을 전시하여 대륙별 특징도 살펴볼 수 있답니다. '현대 도자기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 피터 볼커스 등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눈이 더욱 즐겁지요.

이천세라피아는 아름다운 도자기를 보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이곳을 둘러보고 도자기 세상을 좀 더 알고 싶어진 어린이라면 이곳과 가까운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곤지암도자공원도 함께 들러보세요. 이곳은 한국 도자기의 탄생부터 오늘날의 도자기 세계까지 만날 수 있는 곳이거든요. 경기도자박물관을 중심으로 모자이크공원, 엑스포조각공원, 전통장작가마, 흙놀이장 등이 조성되었답니다.


[1분 상식] '빗살무늬토기'란 무엇인가요?

신석기 시대 우리나라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하던 토기예요. 지역에 따라 그릇의 형태와 문양이 조금씩 다르지만, 표면에 빗살 같은 평행선이나 물결 모양 점선 등 기하학적 무늬가 들어가 있지요. 대략 5000년 전부터 한반도 지역에서 사용된 것으로 짐작되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바닥이 뾰족하고 기다란 모양의 토기는 주로 한반도 중서부 지역에서 사용하던 것이라고 해요. 바닥을 뾰족하게 만든 이유는 땅에 그릇을 꽂아놓고 그 안에 음식물을 담기 위해서였어요. 솥·냄비 같은 용도의 조리 도구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임후남 여행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