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뒤뚱뒤뚱 펭귄, 얼음물 속에선 날쌔요
북극은 땅이 아니라 얼음덩어리… 여름엔 영상 10℃까지 기온 올라
남극 땅은 최저기온 ―70℃ 이하
방수 기능 있고 촘촘한 펭귄 깃털, 두꺼운 지방층과 함께 추위 막아요
"엄마, 펭귄이 걷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고 귀여워요."
몹시 춥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곳에 가장 어울리는 동물은 뭘까요? 이 질문에 많은 사람이 펭귄과 북극곰을 떠올릴 거예요. 그래서 해마다 겨울이면 이들을 활용한 각종 캐릭터 상품이 만들어지고, 영화도 상영되지요. 그중에서도 펭귄은 비교적 작은 몸집에 양복을 입은 것 같은 털 색깔, 그리고 특유의 뒤뚱거리는 걸음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지요. 그런데 이처럼 겉으로는 귀엽고 어수룩해 보이는 펭귄이 사실 지구 상에서 가장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아는가요? 오늘은 남극에 사는 펭귄에 대해 함께 알아봐요.
- ▲ 그림=정서용
만화영화에는 종종 북극곰과 펭귄이 함께 있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는 사실과 달라요. 펭귄은 보통 남극에, 북극곰은 북극에 살기 때문에 함께 지낼 일이 없답니다. 오히려 가장 멀리 떨어져 사는 셈이지요. 하지만 이들이 사는 곳은 일 년 내내 눈과 얼음으로 덮인 극지방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극지방의 날씨는 우리가 경험하는 겨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춥지요. 그렇다면 북극과 남극 중 어디가 더 추울까요?
북극과 남극의 가장 큰 차이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지도를 보면 남극의 모습은 그려져 있지만, 북극은 그려져 있지 않아요. 분명히 북극에도 북극곰, 순록, 북극여우, 바다코끼리 등 여러 동물이 살고, 심지어 사람도 살고 있는데 왜 지도에는 땅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북극이 땅(지각)이 아니라 얼음 덩어리이기 때문이에요. 남극은 거대한 땅 위에 단단하게 쌓인 눈이 덮인 형태이고, 북극은 주위의 바다가 얼어붙은 형태이지요. 북극은 이러한 특성 때문에 겨울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30~40도 정도로 매우 낮지만, 여름에는 바다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영상 10도까지 올라가기도 해요.
이와 달리 남극은 땅 위에 얼음이 쌓인 형태여서 쉽게 차가워지는 성질을 가졌어요. 한여름 해수욕장에 가보면 모래는 무척 뜨거운데, 물속은 시원하지요? 그 까닭은 물과 모래의 '비열' 차이 때문이에요. 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1℃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을 '비열'이라고 하는데, 비열이 작은 물질일수록 쉽게 뜨거워지거나 쉽게 차가워져요. 지각(땅)의 비열은 물보다 작기 때문에 겨울에 쉽게 차가워지지요. 남극은 한겨울 기온이 영하 70℃ 아래로 내려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펭귄은 어떻게 이런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 수 있을까요? 날개와 부리가 달린 펭귄의 외모를 보면 '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새의 모습과 큰 차이가 있지요. 우선 날개가 있지만 하늘을 날지 못해요. 보통 새들의 몸은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는 '유선형'이며, 뼛속이 비어 있어서 가볍기 때문에 하늘을 날기에 적합해요. 하지만 펭귄은 뼛속이 꽉 차 있어 무거우며, 몸 또한 뚱뚱해서 걷는 것조차 불안할 정도예요. 하지만 물속에서는 달라요. 물에 들어가면 몸이 무거울수록 헤엄칠 때 가속하기 쉽거든요. 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펭귄은 보통 15분가량 잠수할 수 있으며 200m 깊이 물속으로 들어가 시속 30㎞ 정도로 헤엄칠 수 있어요. 날개는 지느러미 역할을 하고요. 그러니 물 밖의 행동이 굼뜨다고 해서 우습게 보아서는 안 돼요.
펭귄이 강한 추위에도 견딜 수 있는 힘은 특별한 깃털과 피부 구조에도 있어요.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들은 대부분 털이 길고 촘촘하게 나 있어요. 털은 몸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아 공기층을 형성하는데, 이 따뜻한 공기층에 의해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지 않게 하지요. 펭귄은 얼핏 보기에는 맨살같이 느껴질 정도로 털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짧은 깃털들이 매우 촘촘하게 나 있답니다. 깃털 끝은 작은 갈고리처럼 되어 있어서 깃털끼리 서로 달라붙어 있고, 표면에는 방수 기능이 있어서 살갗이 직접 찬물에 닿는 것도 막아준다고 해요. 또한 펭귄의 피부는 지방층이 매우 두꺼워요. 지방은 열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고, 많은 양의 에너지를 내기 때문에 지방층이 두꺼울수록 추위를 견디는 데 유리합니다.
그런데 펭귄에게도 약점이 하나 있어요. 늘 차가운 얼음판을 디디는 발바닥은 두께가 얇은 데다 털도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펭귄의 발에는 모세혈관이 잘 발달했답니다. 모세혈관은 심장에서 오는 따뜻한 피를 빠르게 전달하여 발바닥이 얼지 않게 해주지요.
이렇게 추위에 강한 펭귄도 무리에서 이탈하면 얼어 죽을 수도 있다고 해요. 펭귄들은 물 밖에 나와 쉴 때 한곳에 조밀하게 뭉쳐요. 서로 바싹 붙어서 추위에 노출되는 부위를 최대한 줄이고, 체온을 나누는 것이지요. 신기한 것은 서로 안과 밖의 자리를 바꾸면서 선다는 점이에요. 안쪽 자리가 더 따뜻하므로, 바깥쪽 무리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랍니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태도는 우리도 배워야 할 점 같지요? 우리 주변에도 추운 겨울을 걱정하는 이웃이 많음을 기억하고,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함께 생각해봐요]
남극과 북극의 얼음은 맛이 짤까요, 짜지 않을까요?
해설: 하늘에서 내린 눈이나 비가 짜지 않듯, 남극의 얼음은 눈이 오랫동안 쌓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짜지 않아요. 북극의 얼음은 바닷물이 얼어서 생겼지만, 바닷물이 얼 때는 순수한 물부터 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속에 섞인 소금기가 밀려나가 북극의 얼음도 짜지 않다고 해요.
[관련 교과] 3학년 2학기 '동물의 세계' 6학년 1학기 '계절의 변화' '생태계와 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