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남극 탐험대의 필수품, 초콜릿

입력 : 2014.12.16 05:36 | 수정 : 2014.12.16 08:58

추울 땐 열 빼앗겨 에너지 많이 필요… 초콜릿은 높은 열량 빨리 공급해요
초콜릿 75g 열량, 밥 한 공기와 비슷
사랑 느낄 때 분비되는 물질 등 기분 좋아지는 화학물질도 들었어요

"아, 날씨가 너무 추워."

"초콜릿 한 조각 먹어 봐. 한결 나아질 거야."

12월 들어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두꺼운 옷과 장갑, 모자, 손 난로 등 추운 날씨를 이겨낼 수 있는 보온 용품이 인기라고 하지요.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 날씨는 북쪽 시베리아에서 오는 찬 공기의 영향을 받는 것이에요. 그만큼 시베리아는 우리나라 겨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추운데, 시베리아 사람들이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의 하나는 바로 '초콜릿'이라고 해요. 달콤한 간식 초콜릿이 과연 추위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음식의 영양 성분을 나타낼 때 흔히 '열량(熱量)'을 함께 표기해요. 열량이란 말 그대로 '열을 낼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열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뜻하고요. 자동차가 움직이려면 연료를 태워 열을 발생시켜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음식을 태워 만든 에너지로 생활한답니다. 사람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도 에너지가 필요하고요. 체온이 떨어지면 몸에 이상이 생기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요. 추위는 우리 몸의 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더위보다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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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정서용

초콜릿이 추위를 이겨내는 데 좋은 이유는 바로 높은 열량 때문이에요. 초콜릿은 성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g당 170~200㎉를 내요. 밥 한 공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높은 열량이지요. 그래서 초콜릿은 추운 지역 사람들에게 높은 열량을 빠르게 공급해 줍니다. 극지방을 탐험하거나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초콜릿 바를 가지고 다닌다고 해요.

초콜릿은 카카오나무 열매 속에 든 '카카오콩'으로 만들어요. 카카오나무 열매는 어른 손바닥 크기의 길쭉한 고구마 모양인데, 그 안에 카카오콩이 들었답니다. 카카오콩은 절반 이상이 지방, 즉 카카오버터로 이루어졌어요. 카카오콩에서 카카오버터를 뽑아내고, 나머지 부분을 볶아 으깨서 반죽하면 걸쭉한 상태의 카카오매스가 되는데, 여기에 우유나 설탕, 카카오버터 등을 혼합하여 초콜릿을 만듭니다. 이때 혼합하는 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이 만들어지지요. 요즘 인기인 다크 초콜릿은 우유를 넣지 않은 초콜릿으로, 단맛이 적은 것이 특징이에요. 밀크 초콜릿은 우유를 첨가해 만든 것으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고요. 색깔이 흰 화이트 초콜릿은 카카오버터에 설탕, 분유를 넣어 만들기 때문에 카카오 특유의 갈색이 나타나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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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비만 등을 유발해 건강에 해롭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카카오 자체는 몸에 매우 이로운 음식이라고 해요. 또한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도 단백질 8%, 탄수화물 60%, 지방 30%로 구성된 이상적인 식품이고요. 또한 카카오에는 다양한 비타민과 300여 가지 화학물질이 들었는데, 그중에는 기분을 즐겁게 하는 물질도 있다고 해요. '페닐에틸아민'이란 물질은 이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분비되는 물질인데, 100g의 초콜릿 속에 약 50~100㎎ 정도 들었지요. 또 '테오브로민'이란 물질은 쓴맛과 향을 내는 성분으로, 피로 해소와 통증 완화에 효과가 좋고 항우울 성분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해요. 초콜릿에 든 불소, 타닌, 코코아폴리페놀은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구강 내 박테리아 번식을 막아 충치까지 예방한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어디까지나 설탕이나 바닐라, 합성 향료, 유화제 등 다른 물질이 첨가되지 않았을 경우에만 해당해요. 시중에 판매되는 초콜릿 대부분은 설탕 함유량이 매우 높으며, 카카오버터 대신 값싼 기름을 사용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초콜릿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지요. 우선 카카오 함량이 높고, 다른 첨가 물질은 적게 들어간 초콜릿을 먹는 게 좋아요. 그리고 카카오버터는 대부분 지방이므로, 카카오버터에 많은 양의 설탕을 넣어 만드는 화이트 초콜릿은 되도록 적게 섭취해야 하고요.

초콜릿은 우리 기분을 좋게 하지만, 어떤 동물에게는 독(毒)이 될 수도 있어요. 앞서 말한 '테오브로민'이란 성분은 심장 박동 수를 늘리고 혈관을 확장시켜 인체의 대사기능을 활발하게 하는데, 몸집이 작은 동물이 먹을 경우에는 심장과 신장에 큰 부담을 준다고 해요. 구토, 설사, 근육 경련, 소변 증가, 헐떡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심장 경련으로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 애완동물에게는 절대 초콜릿을 먹여서는 안 돼요. 사람 또한 몸집이 작을수록 큰 영향을 받으므로, 어린아이는 초콜릿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해요.

초콜릿은 우리 건강을 좋게 하는 자연의 선물이에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적정한 양을 지키지 않으면 해롭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품질 좋은 초콜릿을 선별하여 적당량만 먹어야 해요. 다가오는 연말연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만든 초콜릿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가 전하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가장 큰 에너지일지도 모르겠네요.

[함께 생각해봐요]

초콜릿은 손에서 잘 녹아 묻어나는 단점이 있어요. 왜 초콜릿은 손에서 잘 녹게 만들어졌을까요?

해설: 초콜릿이 잘 녹는 것은 지방 성분 때문이에요. 지방 성분은 상온에서 쉽게 굳는 포화지방과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인 불포화지방으로 나뉘는데, 초콜릿에는 두 가지 성분이 모두 들었지요. 지방 함량을 조절하여 사람 손에서 녹지 않게 만들 수도 있지만, 입안에 넣었을 때는 녹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초콜릿이 사람의 체온에서 녹도록 만들어졌답니다.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우리 생활과 물질' 4학년 2학기 '열 전달과 우리 생활'

조영선·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