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상어·고래까지 사냥하는 범고래, 평생 가족과 함께 산답니다

입력 : 2014.12.15 05:36 | 수정 : 2014.12.15 09:10
왼쪽 사진은 남극 반도를 향해 가던 중 만난 범고래의 모습이에요. 마치 바닷새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지요? 이렇게 물 위로 고개를 쑥 내밀고 주위를 관찰하는 범고래의 행동을 '스파이 호핑(spy hopping)'이라고 한답니다.

범고래는 돌고랫과 동물 중 가장 몸집이 커요. 작은 물고기나 상어, 심지어는 다른 종의 고래까지 잡아먹는 바닷속 최상위 포식자이지요. 전 세계 해역에 분포하지만, 특히 위도가 높고 먹이가 풍부한 곳에 많이 서식해요. 등 위로 높게 솟은 등지느러미와 눈 주변에 희고 둥근 모양의 반점이 있어, 다른 고래와 구분하기 쉽답니다. 등지느러미 길이는 암컷은 0.9m, 수컷은 1.8m나 된다고 해요. 또한 범고래는 사람처럼 사회적 동물이어서 안정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합니다. 먹이도 가족과 협업하는 형태로 사냥하며, 평생을 가족과 함께 보내요.

[사진으로 보는 세계] 상어·고래까지 사냥하는 범고래, 평생 가족과 함께 산답니다
/한성필 사진작가
또 다른 사진을 보세요. 범고래가 힘차게 물 위로 뛰어오르고 있지요? 하지만 등지느러미는 힘없이 구부러져 있네요. 이는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는 범고래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스트레스와 건강 악화 때문에 휘어진 것이라고 해요.

범고래는 지능이 무척 뛰어나요. 그래서 훈련을 받고 영화나 수족관 쇼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기도 하지요. 영화 '프리윌리'에서 어린 소년과 우정을 나누던 '윌리'라는 범고래 케이코가 대표적 사례예요. 케이코는 두 살 때 아이슬란드 앞바다에서 포획되어 20여년 가까이 인간과 함께 살았어요. 영화가 크게 흥행한 후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지요. 하지만 야생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장기간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케이코는 범고래 무리와 함께 대서양을 건너 노르웨이 해안까지 장장 1000㎞를 헤엄쳐 갔습니다. 하지만 무리와 떨어진 케이코는 1년이 넘게 근처 해안가를 맴돌다가 결국 자신의 무리를 찾지 못하고 폐렴에 걸려 죽고 말았대요.

최근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방법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요. 공존을 위해서는 인간이 이기심을 버리고 자연을 상업화하지 않는 자세가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옥선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