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빨간 우체통 배부르도록… 사랑 담은 편지를 가득

입력 : 2014.12.11 05:40 | 수정 : 2014.12.11 09:11

우리는 참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어요. 휴대전화로 언제 어디서든 다른 사람과 연락할 수 있고, 이메일 등으로 몇 초 만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빠르고 편리한 통신 수단이 생기면서 점차 사라지는 것도 있답니다. 바로 손으로 직접 쓴 편지와 우체통이에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편지를 즐겨 썼어요. 그래서 동네 곳곳에서 빨간 우체통을 볼 수 있었지요. 엄마, 아빠께 한번 여쭤 보세요. 아마 손으로 쓴 편지와 우체통에 얽힌 추억담을 들려주실 거예요. 하지만 최근 편지 쓰는 사람이 줄면서 빨간 우체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답니다.

웅진주니어 ‘빨간 우체통과 의사 선생님’ 일러스트
웅진주니어 ‘빨간 우체통과 의사 선생님’

전화나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사람들은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았어요. 편지를 써서 멀리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방학이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편지를 부치기도 했지요. 또 나라를 지키는 군인 아저씨께 위문편지도 보냈답니다.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한 자 한 자 마음을 담아 글씨를 썼어요. 어떻게 내 마음을 표현할지 썼다 지웠다 고민하면서 말이에요.

편지에 단풍잎이나 은행잎을 함께 넣어 보내기도 했답니다. 편지 봉투에 우표를 붙여 빨간 우체통에 살그머니 밀어 넣으며 편지가 잘 도착하기를 바랐어요. 그러고는 답장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지요.

편지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좋은 수단이에요. 때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편지로 전할 수 있답니다.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천천히 편지를 써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레 정성과 진심이 담기거든요. 이렇게 마음을 담은 편지는 받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감동을 주지요.

편지를 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여러분이 쉽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편지는 크게 처음, 가운데, 끝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써요. 처음에는 받을 사람의 이름을 쓰고, 인사하며 안부를 물어요. 가운데 부분에는 편지를 쓰게 된 이유나 하고 싶은 말을 씁니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자세히 전할 수 있어요. 끝 부분에는 마무리하는 말과 함께 끝 인사를 합니다. 행복을 비는 말을 덧붙여도 좋아요. 마지막으로 편지 쓴 날짜와 이름을 쓰면 돼요.

올해가 가기 전에 빨간 우체통을 배부르게 해주는 건 어때요? 그리운 마음, 고마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는 거예요.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편지를 건네주어도 좋겠지요? 편지를 주고받을 때의 두근거림과 행복을 여러분도 느껴보길 바랄게요.

[부모님께]

자녀에게 마음이 담긴 손 편지를 써주신 적이 있나요? 그동안 자녀에게 미안했거나 고마웠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주세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던 진심과 사랑을 아이도 느낄 것입니다.

임민영·서울 후암초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