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두그르르 구르면… 이불 김밥으로 쏙 들어가요

입력 : 2014.11.27 05:31 | 수정 : 2014.11.27 09:19

찬 바람이 씽씽 불기 시작하는 초겨울이에요. 요즘 같은 때 밖에서 오래 놀다가는 코가 빨개지고 온몸이 으슬으슬 감기에 걸리기 쉽지요. 하지만 밖에서 오래 놀지 못한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놀이도 무궁무진하니까요. 여러분이 마음만 먹으면 집 안의 별것 아닌 물건도 재미난 놀잇감으로 변신시킬 수 있거든요. 지금 집 안을 한번 휙 둘러보세요. 뭐가 보이나요? 신문지, 상자, 이불, 손수건, 빨래 바구니, 냄비 등 수많은 물건이 있지요?

이불 하나만 가지고도 땀 날 정도로 신나게 놀 수 있어요. 이불 위에 누워 두그르르 구르며 이불을 온몸에 말면, 이불 김밥 완성! 엄마, 아빠, 동생이 이불 김밥을 간질간질 간질이면 온 집안이 웃음바다가 되지요. 이번에는 식탁 의자 두 개 사이를 띄워 놓고 그 위에 이불을 덮어 이불집을 만들어요. 큰 이불일수록 커다란 집을 만들 수 있어요. 이불집 안에 숨기도 하고, 좋아하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들어가 소꿉놀이도 할 수 있지요. 이불집 안이 너무 어둡다면 손전등을 하나 가지고 들어가면 좋겠지요? 어쩌면 그 안에서 나오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요.

웅진주니어 ‘선이의 이불’ 일러스트
웅진주니어 ‘선이의 이불’

좀 더 활동적인 놀이를 하고 싶다면, 이불 썰매는 어떨까요? 여러분이 이불 위에 올라타 이불을 꼭 잡으면, 아빠가 앞에서 끌고 엄마가 뒤에서 잡아주는 거예요. 정말 신나겠지요? 이때 썰매에 탄 사람이 뒤로 꽈당 넘어지지 않게 뒤에서 잘 잡아줘야 한답니다.

빈 상자가 있다면 그걸로 자동차 놀이를 할 수 있어요. 상자에 색칠하거나 색종이를 오려 붙여서 로봇으로 변신시킬 수도 있고요. 신문지가 있다면 '신문지 패션쇼'를 열어 봐요. 구멍을 뚫어 옷처럼 입고, 잘 접어서 모자랑 가방, 신발도 만들어요. 엄마, 아빠, 동생과 거실에서 신문지 옷을 입고 패션쇼를 하면 모두 깔깔 웃으며 재미난 추억을 쌓을 수 있답니다.

놀이는 여러분이 매일 먹어야 하는 음식과도 같아요. 놀이는 어린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도록 해주거든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느 곳에서든, 무엇을 가지고든 신나게 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답니다. 어른들도 어릴 때 즐겁게 놀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것을 보면, 어린 시절의 놀이는 '마음속 보물상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여러분 모두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놀며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요.

[부모님께]

날씨가 추워진 요즘 아이들이 집 안에서도 즐겁게 놀 수 있게 도와주세요. 자녀와 함께 집 안의 여러 가지 물건을 이용하여 놀다 보면, 아이들도 다양한 물건이 훌륭한 놀잇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거예요. 그러면 값비싼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줄어들지요. 더불어 창의력과 상상력도 키울 수 있답니다.

이요선·그림책 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