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1300여 년간 깎이고 무너졌지만… 초기의 석탑 모습 볼 수 있어요
입력 : 2014.11.26 05:27
| 수정 : 2014.11.26 09:01
[106]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오늘은 옛날이야기를 한 편 들려줄게요. 옛날 백제에 서동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신라의 수도에 가서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 주면서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르게 했어요. '선화 공주님은 / 남몰래 정을 통하여 / 서동을 / 밤마다 안고 간다.' 신라 아이들이 너도나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노래는 삽시간에 퍼져 궁궐에까지 흘러들었어요. 공주가 남몰래 남자를 사귀다니 궁궐이 발칵 뒤집힐 일이었지요. 결국 공주는 궁궐에서 쫓겨나고 말았어요. 서글픈 마음으로 길을 가는 공주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서동이었어요. 서동은 선화공주를 데리고 돌아와 왕위에 올랐는데, 그가 바로 백제 제30대 임금인 무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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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 전 모습이에요. 목탑 형태를 띤 미륵사지 석탑은 우리나라 초기 석탑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문화재랍니다. /문화재청 제공
당대 최고의 건축·공예 기술로 지어진 미륵사는 백제 최대 규모의 절이었어요. 그러나 고려시대를 지나 조선 중기에 이르러 폐사되고 말았지요. 그래서 오늘날에는 황량하고 드넓은 절터만 남았어요.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절이 번성했을 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륵사에는 원래 탑이 세 개 있었다고 해요. 동서로 탑이 두 개 있고, 그 가운데에 목탑이 있었다고 추정되지요. 이 중 가장 오래 남은 탑은 서쪽의 석탑이에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커다란 규모를 자랑하는 미륵사지 석탑은 국보 제1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석탑이면서도 목탑의 형태로 세워져 한국 석탑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문화재이기도 해요. 원래 모습은 4각 형태의 9층탑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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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륵사지 석탑 보수공사 현장. /임후남 제공
[1분 상식] '삼국유사'란 무엇인가요?
삼국유사(三國遺事)는 고려 충렬왕 때인 1281년경 일연(一然)이라는 승려가 지은 역사서예요. 왕력(王歷), 기이(紀異), 흥법(興法) 등 총 9편으로 구성되었어요. 고구려·백제·신라뿐만 아니라 고조선에서 고려까지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를 다루었지요. 특히 단군신화 등 고조선에 관한 서술은 단군을 국조(國祖)로 받드는 근거와 한반도 반만년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또한 현재 전하지 않는 많은 문헌이 인용되었고 향찰로 표기된 14수의 향가가 실렸으며, 고대 불교 미술 등의 내용도 많이 담겨 우리 문화유산의 보물창고와 같은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