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대이동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류도 먼 옛날에는 생존을 위해 이동하였어요. 아프리카에서 처음 탄생한 인류는 사냥과 채집을 통해 먹을 것을 구했지요. 그들은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워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답니다. 그 결과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인류가 아시아·유럽 등지로 퍼져 나갔어요.

특히 기온이 매우 낮아진 빙하기에는 먹을 것을 찾아 더욱 먼 거리를 이동하였어요. 약 4만~5만년 전 빙하기에는 바닷물이 얼어 지금보다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동남아시아와 뉴기니 섬, 오스트레일리아를 갈라놓은 바다가 지금보다 훨씬 좁고 얕았거든요. 그 덕분에 인류는 아주 작은 배를 타고도 바다를 건너 새로운 땅에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또한 2만년 전의 빙하기에도 해수면이 낮아져 아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갈라놓은 베링 해협이 육지로 연결되었어요. 그래서 인류는 걸어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할 수 있었지요. 빙하기가 끝나고 신석기가 되자, 인류는 농사를 지으며 정착 생활을 시작하고 문명을 발달시켰답니다.

그런데 그 뒤에도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비가 잘 오지 않아 농사짓기 어려운 초원 지대에 사는 유목 민족이지요. 이들은 가축을 키우며 가축이 먹는 풀을 찾아 계속 이동하며 살았어요. 유목 민족은 정착 생활을 하는 민족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자주 마을을 습격하여 양식을 약탈하였기 때문이지요. 말(馬)을 잘 다루는 유목 민족은 말을 탄 채 자유자재로 활을 쏘았기 때문에 맞서 싸우기가 어려웠다고 해요.

그래서 유목 민족은 인류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여러 번 남겼어요. 인류 최대 토목 공사라는 중국 만리장성도 유목 민족 때문에 생겼답니다. 기원전 3세기경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할 무렵, 몽골 초원에 살던 유목 민족인 흉노족이 남쪽으로 내려와 중국 북쪽 국경을 위협하였어요. 진시황은 이 흉노족을 막으려고 만리장성을 쌓게 하였지요. 그 후에도 중국의 여러 황제가 북쪽 유목 민족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만리장성을 쌓았고요. 만리장성은 지도상 길이가 2700㎞에 이르는데, 이중·삼중으로 지은 성까지 모두 펼치면 6000㎞를 넘는다고 해요.

로마제국도 유목 민족의 이동 때문에 멸망하였어요. 1세기경 흉노족은 중국 한나라의 공격을 받아 몽골 초원 지대로 쫓겨났어요. 당시 쫓겨난 흉노족 중 일부가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들이 바로 훈족이에요. 4세기 무렵 유럽 흑해 연안에 도달한 훈족은 원래 이 지역에 살던 게르만족을 압박하였지요. 그러자 게르만족은 도나우강을 건너 로마제국 영토로 이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을 '게르만족의 대이동'이라고 불러요.

당시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뉘었던 로마제국은 권력 투쟁으로 나라 안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어요. 이때 게르만족까지 밀려들자 혼란이 가중되고 훈족까지 침입하여 국력은 더욱 약해졌지요. 서로마제국은 게르만족을 군인으로 고용하여 가까스로 훈족의 침입을 막아내지만, 이후 게르만족이 일으킨 반란으로 476년에 결국 멸망하고 말아요.

근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이 이동하였어요. 특히 정치·종교적 탄압을 피해 이주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역시 이러한 사람들의 이동으로 생겨난 나라예요. 현재의 미국 땅에는 원래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이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영국에서 탄압받던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17세기경 미국으로 건너가기 시작했지요. 비슷한 시기에 인디언과 모피 무역을 하려던 영국·프랑스 상인들도 들어왔고요. 19세기부터는 더 많은 유럽인이 지배층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들도 있었어요. 1845년경 아일랜드에서는 몇 년 동안 흉년이 계속되어 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거든요. 이때 아일랜드 전체 인구의 15%가 미국으로 이동하였다고 해요. 또한 미국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요. 이렇게 인구가 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미국이 발전하게 되었답니다.

오늘날 세계는 한 마을, 즉 '지구촌'이라고 할 만큼 가까워졌어요. 많은 한국인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도 크게 늘었어요. 전 세계인이 우리 이웃이 된 셈이지요. 이들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도록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