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교통카드 만원어치 충전하면… 버스 회사에서 모두 갖지는 않아요

입력 : 2014.11.25 05:55 | 수정 : 2014.11.25 09:05

여러분은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차비를 동전으로 직접 내기보다는 편리하게 교통카드를 이용하지요? 그런데 우리가 현금을 내지 않고 플라스틱 교통카드를 기계에 가져다 대기만 하는데, 버스 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까요? 지금부터 교통카드의 비밀에 대해 함께 알아봐요.

우선 여러분이 편의점 등에 가서 일정액을 내면 교통카드를 살 수 있어요. 만약 1만원을 내고 교통카드를 충전했다면, 이 교통카드는 1만원이 든 지갑과 같아요. 여러분이 교통카드를 충전할 때 낸 1만원은 교통카드를 발행한 회사가 가져가고요. 이후 여러분이 버스를 타면서 차비 750원을 교통카드로 냈다면, 교통카드에는 9250원이 남지요. 그러면 카드를 발행한 회사가 여러분이 쓴 차비를 버스 회사에 지급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때 카드를 발행한 회사는 750원을 전부 버스 회사에 주는 것이 아니에요. 승객이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나 버스 기사가 잔돈을 거슬러주는 수고를 덜어준 대가로 수수료를 받거든요. 예컨대 750원 중 10원 정도 수수료를 떼고 740원만 버스 회사에 주는 것이에요. 수익 10원 중 5원은 교통카드를 팔고 충전해 주는 편의점 등에 수고비로 주고요. 이처럼 여러분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교통카드에는 교통카드 발행 회사와 버스 회사, 편의점 사이의 복잡한 거래가 숨어 있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교통카드에는 교통카드 발행 회사와 버스 회사, 교통카드 판매·충전소 사이의 복잡한 거래가 숨어 있어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교통카드에는 교통카드 발행 회사와 버스 회사, 교통카드 판매·충전소 사이의 복잡한 거래가 숨어 있어요. /뉴시스

그런데 여러분과 달리 부모님은 교통카드를 사거나 충전하지 않고 버스·지하철을 이용하시지 않나요?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쓰던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말이에요. 여러분이 먼저 돈을 내고 사거나 충전하여 쓰는 것은 선불(先拂) 교통카드라고 해요. 일정 금액을 미리 내고 그 금액만큼만 쓸 수 있는 것이에요. 이와 달리 부모님이 쓰는 신용카드에는 후불(後拂) 교통카드 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버스·지하철을 탄 뒤 나중에 한꺼번에 돈을 내는 방식이지요. 교통카드 발행 회사는 부모님이 쓴 차비를 계산하여 신용카드 회사에 청구하고, 신용카드 회사에서 받은 돈을 다시 버스·지하철 회사로 보내는 역할을 해요. 신용카드 회사에서 받은 돈 중 일부를 수수료로 갖고 나머지 금액을 버스·지하철 회사로 보내지요. 신용카드 회사는 한 달간 부모님이 신용카드로 물건·서비스를 산 금액에 버스·지하철 이용 금액을 모두 더해 부모님에게 이용료를 청구하고요.

버스 토큰과 종이 승차권 사진
버스 토큰〈사진 위〉과 종이 승차권. /위키피디아

설명을 듣고 보니 부모님이 쓰시는 후불 교통카드가 더 편리해 보이지요? 그런데 여러분 중 그런 카드를 쓰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왜 그럴까요? 여러분의 부모님은 먼저 물건을 사거나 버스를 타고 나중에 한꺼번에 돈을 낼 수 있을 만큼 소득이 있으며, 그동안 금융거래를 하면서 제때 돈을 내 신용이 좋기 때문에 후불 교통카드를 쓸 수 있는 것이랍니다. 여러분도 어른이 되어 돈을 벌고 신용을 잘 쌓으면 이런 편리함을 누릴 수 있지요. 단, 신용을 잘 쌓으려면 지금부터 좋은 경제 습관을 길러야 한답니다.

[1분 상식] 옛날에는 버스비 어떻게 냈을까요?

교통카드가 나오기 전에는 버스를 타고 내릴 때 현금을 냈을까요? 예전에는 '버스 토큰'을 이용하였어요. 토큰은 동전처럼 동그랗게 생기고, 가운데 구멍이 뚫린 모양이었답니다. 판매점에서 토큰을 미리 사서 버스에 부착된 요금통에 넣는 방식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에 버스 토큰제가 시작되어 1990년대 말 대부분 지역에서 폐지되었어요. 또 '회수권'이라고 불리는 종이 승차권도 사용되었고요.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교통카드가 사용되면서 이런 모습도 모두 추억이 되었어요.

김미선·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선임조사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