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철새, 왜 겨울마다 이사 다닐까
철새, 계절 따라 따뜻한 장소 찾아가…
캐나다 순록·모나크나비 무리도 추위 피해 먹이 찾으러 이동한답니다
동물들이 떼지어 이동하는 건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와~ 새들이 하늘에 V자를 그리며 날고 있어!"
매년 이맘때면 겨울 철새들의 화려한 비행을 볼 수 있어요. V자 모양으로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요. 그런데 철새들의 화려한 비행 모습은 왜 특정 시기에만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철새들은 왜 그렇게 떼를 지어 날아가는 것일까요?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새는 크게 텃새와 철새로 나눌 수 있어요. 텃새는 1년 내내 같은 장소에서 사는 새이고, 철새는 계절에 따라 사는 장소를 바꾸는 새랍니다. 철새의 이동 거리는 수천㎞에서 수만㎞에 달한다고 해요. 북극제비갈매기는 1년 동안 무려 1만5000~2만5000㎞를 이동하는데, 지구 둘레의 길이가 약 4만㎞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에요.
철새가 이처럼 먼 거리를 이동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어요. 계절이 바뀌면 새들이 번식하거나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져서 이동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어떤 과학자들은 빙하기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빙하기란 아주 오래전 지구의 기온이 전체적으로 급격히 떨어져 많은 동식물이 멸종한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예요. 당시 북쪽에 살던 새들이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빙하가 녹고 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던 습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지요. 또 어떤 과학자들은 먹잇감을 찾아 이동하던 새들의 습성이 점점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해요. 이처럼 철새의 이동에 대한 비밀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동 시기를 놓친 철새들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이에요.
- ▲ 그림=정서용
철새 말고도 많은 동물이 생존에 더 적합한 환경을 찾아 이동하며 살아요. 사슴의 일종인 캐나다 순록도 그렇지요. 캐나다 순록은 북극의 툰드라 지대에서 사는데, 이곳은 매우 추운 지역이지만 여름에는 순록이 먹을 풀이 무성해요. 게다가 나무가 거의 없고 매우 넓어서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지요. 하지만 겨울에는 두껍게 쌓인 눈 때문에 먹이를 찾기 어려워요. 그래서 순록은 겨울이 오기 전 무리를 이루어 60㎞나 되는 거리를 달려갑니다. 이와 비슷하게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과 마사이마라 지역 사이에서는 매년 두 차례 수백만 마리의 누(솟과에 속하는 포유류) 무리가 대이동을 해요. 이들이 사는 아프리카 지역에는 추운 겨울이 없는 대신 건기(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시기)와 우기(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가 뚜렷하기 때문이에요. 건기를 버티기 위해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지요.
대다수 곤충은 겨울을 나지 못하고 죽지만, 몇 종류의 곤충은 사는 지역을 옮겨 생명을 유지해요. 모나크나비는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이동하는데 엄청난 수의 나비가 1만여㎞나 되는 거리를 이동하지요. 작은 날개를 가진 곤충이 어떻게 그 먼 거리를 정확히 날아가는지 궁금해한 과학자들은 모나크나비에게 태양의 각도와 빛의 세기를 감지하는 생체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이렇게 햇빛으로 시간을 파악하는 감각은 날개돋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시기에 인위적으로 일정한 빛을 쬐게 하면 모나크나비들은 길을 찾지 못한다고 해요.
물에 사는 동물도 이동해요. 연어는 하천이나 호수에서 태어나지만, 바다에 나가 생활하는 특성을 가졌어요. 그러다 알을 낳을 시기가 되면 놀랍게도 다시 자신이 태어난 장소로 돌아오지요. 연어가 정확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유는 강물의 독특한 냄새를 기억하기 때문이에요. 새끼 연어는 1년 동안 강에서 생활하는데, 그때 강의 특징과 냄새를 기억한다고 해요. 연어의 이동에서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이 물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에요. 심지어는 떨어지는 폭포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니, 정말 대단하지요?
동물들은 이동할 때 보통 떼를 지어 움직여요.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우선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럿이 뭉쳐 있으면 천적의 공격을 받을 확률이 줄어들어요. 또한 여럿일 때는 감시하는 눈도 많기 때문에 위험을 쉽게 알아채고 함께 도망칠 수 있지요. 게다가 무리를 잘 따라가기만 하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고요. 철새 무리는 V자 대형으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앞에서 나는 새의 날갯짓이 일으키는 상승기류가 뒤에서 나는 새를 뜨게 만들어서 에너지 소모를 10% 이상 줄여준다고 해요.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이동하는 동물의 모습을 생각하면, 어떤 험한 환경도 극복하며 정착하여 살아가는 인류가 참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그동안 인류는 환경을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을 많이 훼손하였어요. 그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도 많습니다. 인류가 아무리 특별해도 결국 자연의 일부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돼요. 생태계가 무너지면, 그 안에 속한 우리도 결코 안전할 수 없으니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우리나라의 여름 철새와 겨울 철새 종류를 알아보세요.
〈해설〉
여름 철새: 제비·뻐꾸기·해오라기·황로·뜸부기 등.
겨울 철새: 청둥오리·고니·두루미·쇠기러기·물닭·멧도요 등.
[관련 교과] 3학년 2학기 '동물의 세계'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