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또 다른 '피사의 사탑' 나오기 전에… 무분별한 도시개발 막아야 해요
입력 : 2014.11.17 05:47
| 수정 : 2014.11.17 09:25
사진 속에 삐딱하게 기울어진 흰 대리석의 둥근 원통형 탑〈위 사진〉이 보이나요? 이 탑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州) 피사시(市)에 있는 피사 대성당의 종탑이에요. 우리에게는 '피사의 사탑'으로 잘 알려졌지요. 이 탑 꼭대기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질량이 다른 두 물체를 동시에 떨어뜨려 '자유 낙하하는 모든 물체는 질량에 상관없이 동시에 떨어진다'는 법칙을 입증하였다는 일화도 유명해요. 하지만 이 일화는 그의 제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로, 실제 이 실험을 한 사람은 네덜란드 물리학자인 시몬 스테빈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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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필 사진작가
실제로 피사의 사탑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반 침하 사례 중 하나예요. 피사의 사탑은 1173년 착공되어 무려 200여년 동안 공사가 진행되었어요. 공사 중 지반 토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탑이 기울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계속 이를 보완하며 탑을 세웠다고 해요. 하지만 완공 후에도 탑은 계속 기울었고, 최근까지도 보수공사가 진행되었지요. 1935년에는 지하수가 지반을 약화시키는 것을 막고자 땅속에 약품을 주입하였는데, 이것이 땅을 단단하게 하기는커녕 지반 침하를 더욱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았어요. 1960년대에는 지하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탑이 더 기울어져 위기를 맞은 적도 있답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 도로 곳곳에서 '싱크홀(sink hole)'이 발견되어 사회문제가 되었어요. 싱크홀이란 땅속에 있는 암석이 침식되거나 동굴 등이 무너지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싱크홀이 해당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을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도시를 개발한 탓에 도로를 떠받치던 흙이 대거 유실되면서 발생하였다고 분석했어요. 이러한 싱크홀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근시안적 정책 대신 넓게 멀리 내다보는 포괄적 도시개발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