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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 벗어난 자유로운 춤으로… 현대무용의 막을 연 '맨발의 무용수'

입력 : 2014.11.13 05:37 | 수정 : 2014.11.13 05:47

[40] 이사도라 덩컨

정확한 기교보다 무용수의 감정을 중시한 이사도라 덩컨은 자유로운 창작무용으로 새로운 예술 세계를 열었어요.
정확한 기교보다 무용수의 감정을 중시한 이사도라 덩컨은 자유로운 창작무용으로 새로운 예술 세계를 열었어요. /Corbis/토픽이미지

춤은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어요. 그중에서도 현대무용은 19세기 말에 등장한 춤의 한 형태로, 자유로움과 개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에요. 현대무용의 등장은 전통 발레 등 형식에만 치우쳤던 무용계에 새바람을 일으켰지요. 이런 현대무용을 개척한 사람이 바로 미국 출신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1877~1927)이랍니다.

이사도라는 어려서부터 매우 자유분방한 성격이었어요. 그녀의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명령하기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가르쳤지요. 어머니의 교육 아래 이사도라는 자유롭게 춤출 수 있었어요.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정식으로 무용을 배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는 숲과 들판, 바닷가를 맨발로 뛰어다니며 마음 내키는 대로 춤추었지요. 그런 시간 덕분에 이사도라는 무용가에게 필요한 체력과 감각을 지니게 되었고,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기만의 춤 스타일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사도라는 14세 때 무용수가 되겠다고 결심해요. 그 무렵은 무용수를 매우 하찮고 천한 직업으로 여기는 시대였는데도 말이에요. 당시 사람들은 발레 무용가가 아닌 일반 무용수는 쇼나 서커스에서 춤추는 광대 정도로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사도라의 어머니는 딸의 결정을 허락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었습니다.

이사도라의 춤은 순수 창작무용이라 즉흥적인 면이 강했어요. 기본 안무가 있어도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안무를 바꾸기도 하였지요. 그녀에게 춤은 곧 '자유'를 의미했거든요. 그래서 엄격한 기교와 표현을 중시했던 발레와는 다른 점이 많았어요. 또한 이사도라는 춤은 자기 몸을 희생해서 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발끝으로 서서 춤추는 발레는 무용수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거든요. 무용수의 키가 너무 크거나 작고, 조금만 살이 쪄도 발레를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고요. 이사도라는 체격이 맞지 않는다고 하여 춤출 수 없다는 생각에도 동의하지 않았어요.

관중은 이사도라의 색다른 춤에 매료되었으며, 누구나 알기 쉽게 구성된 그녀의 공연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관중의 뜨거운 반응에 용기를 얻은 이사도라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갔어요.

공연을 거듭할수록 이사도라는 풍부한 표현력과 발레 못지않은 예술성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는 형식에 얽매여 쇠퇴하던 무용계에 활력을 불어넣었어요. 무용수의 감정에 충실한 자유로운 창작무용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지요. 그녀는 유럽 순회공연을 거치며 '맨발의 무용수'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

이사도라 덩컨의 춤은 '현대무용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세기 들어 발전한 무용 가운데 그녀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이지요. 이것은 먼 옛날부터 인류가 춤에 담았던 소망, 즉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며 날고 싶은 마음,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을 이사도라가 다시금 일깨웠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러분도 정해진 틀을 깨고 자유롭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1분 상식] '발레'는 언제 생겨났나요?

발레(ballet)는 음악, 무대 장치, 의상, 팬터마임 등을 갖춰 특정한 주제의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무용이에요. 연극무용·극무용·극장예술무용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춤추다’란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ballare’에서 유래한 이름이지요. 발레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 궁정 연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당시 널리 유행한 무언극과 사교춤, 무대무용 등이 뒤섞여 발레가 탄생하였지요.

이탈리아 명문가 출신인 카트리나 데 메디치(1519~1589)가 프랑스의 앙리 2세와 결혼하면서 이탈리아의 궁정발레가 프랑스에 전파되었고, 이후 루이 14세에 의해 대중화되었다고 해요.



김선영·후(who) 시리즈 위인전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