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친구와 화해하면… 마음에 '살랑살랑' 봄바람 불어요

입력 : 2014.11.13 05:37 | 수정 : 2014.11.13 05:48

치타만큼 빠르게 변하고, 백과사전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것이 우리 안에 있어요. 무엇일까요? 바로 '마음'이에요.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거든요. 우리 안에 있는 이 '마음'이란 건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가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마음을 직접 볼 수는 없어요. 하지만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하면, 우리 마음을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답니다.

생일 아침에 눈을 뜨면 우리는 두근두근 설레고 기분이 무척 좋아요. 그때 우리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알록달록 색 고운 풍선들이 하늘 높이 두둥실 떠오르는 모습과 같을 거예요. 생일이라 제일 예쁜 공주 옷을 입고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엄마가 오늘은 체육복을 입고 가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그러면 우리 마음은 정성껏 쌓은 모래성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은 모습으로 변하겠지요.

웅진주니어 ‘내 마음을 보여줄까?’ 책 일러스트
웅진주니어 ‘내 마음을 보여줄까?’

같은 반 친구가 나보다 예쁜 장신구를 하고 와서 부럽고 샘이 나면, 우리 마음은 선인장 가시처럼 뾰족뾰족해져요. 내가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 다른 친구가 나를 마구 놀리면, 내 마음은 화끈화끈 뜨거운 난로처럼 달아오를 거고요. 여러 친구 앞에서 노래를 부르려는데 너무 떨려서 노랫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우리 마음은 얼음처럼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겠지요.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뛰어오르지 못한 높은 뜀틀에 폴짝 오르고 나면, 어깨가 으쓱해진 우리 마음은 보석처럼 반짝일 거예요.

블록으로 멋진 탑을 쌓고 있는데 장난꾸러기 친구가 갑자기 달려들면 우리는 깜짝 놀라요. 그때 우리 마음에서는 번개가 '찌지직' 치겠지요. 그러다가 탑이 무너져 버리면 우리 마음은 화산처럼 무섭게 '우르르 쾅쾅!' 하며 폭발하는 모습이 될 거고요. 친구와 다투고 나서 덩그러니 혼자 남으면, 우리 마음에는 빗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릴 거예요. 하지만 다투었던 친구와 화해하고 나면 우리 마음엔 살랑살랑 따뜻한 봄바람이 분답니다.

우리 마음이 늘 같은 모습이라면 얼마나 지루하고 답답할까요? 이렇게 다채로운 마음 덕분에 우리의 하루하루가 더 재미있고 신나는 거예요. 가끔 마음이 어둡거나 답답하게 그려지더라도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그런 마음들이 있기에 밝고 즐거운 마음이 더 화사하게 그려지는 것이니까요. 지금 여러분 마음은 어떠한가요? 무지개처럼 빛깔 다양한 마음이 여러분에게 소곤소곤 건네는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부모님께]

지금 자녀 마음은 어떤 모습일까요? 자녀와 함께 지금의 마음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사물이나 색깔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글이나 그림으로 자기 마음이 어떤 모습인지 표현하고, 그렇게 표현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세요.


방민희·서울 관악초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