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의 발견

생물들이 남긴 역사책, 화석(化石)

입력 : 2014.11.11 05:31 | 수정 : 2014.11.11 09:13

고대 이집트서 발견한 조개 화석, 옛 바다 흔적으로 여긴 헤로도토스
중세 유럽선 우연히 생긴 돌로 생각… 17세기부터 땅에 묻힌 생물로 믿어
19세기 커다란 파충류 뼈 복원하며 '무서운 도마뱀' 공룡 존재 알렸어요

사람들은 언제부터 화석(化石)에 관심을 가졌을까요? 화석에 대한 관심은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요. 선사시대 인류가 살았던 동굴 등 유적지에서 암모나이트, 조개껍데기, 상어 이빨 등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었거든요. 이 화석은 대부분 줄에 꿰어 몸에 지닐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채로 발견되었지요. 선사시대 사람들도 화석을 보통 돌과 달리 소중히 다루었던 것이에요.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인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450년경 이집트를 여행하다가 조개 화석을 발견하였어요. 헤로도토스는 그 화석이 옛날 생물의 흔적이라고 생각하였고, 조개 화석이 발견된 지역이 먼 과거에는 바다였을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화석이 옛 생물의 흔적이 아니라 암석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것이라고 여겼어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중세시대까지 크게 영향을 끼쳤지요. 또한 옛날 사람들은 상어 이빨을 닮은 '설석(舌石)' 같은 화석들을 하늘에서 떨어진 돌멩이라고 생각하였대요. 거대한 뼈 화석을 보고 거인이나 용을 상상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였고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외눈박이 거인족 키클롭스 이야기도 그리스 선원들이 발견한 거대한 뼈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화석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중세 유럽 사람들은 화석을 자연 속에서 우연히 생물 모양으로 빚어진 암석이라고 믿었어요. 마귀가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지요. 그런가 하면 어떤 화석은 상처를 치료하고 여러 가지 병에 효과가 있다며 약으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악몽을 막고 마귀를 쫓는 부적으로 쓰기도 하였어요.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석을 과학적 눈으로 보았답니다. 그는 이탈리아 북부의 운하 공사 현장에서 조개와 산호의 화석을 발견하고는 노트에 '화석의 기원과 의미'라는 기록을 남겼어요. '강의 급류에 휩쓸려 내려온 진흙이 해안가에 살던 생물들을 덮쳤고, 그 진흙에 눌려 많은 생물이 죽었다. 세월이 흘러 바닷물이 빠져나가 수위가 점차 낮아지면서 진흙은 돌로 변하였고, 조개에 들어간 진흙도 돌로 변하였다'는 내용이었지요. 현재 알려진 화석 생성 과정과 거의 비슷하지요? 하지만 다빈치의 기록은 당시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답니다. 그런가 하면, 먼 옛날 중국인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거대한 공룡 화석을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죽은 용의 뼈라고 생각하여 '용골(龍骨)'이라 불렀어요. 그들은 이 용골을 갈아 약재로 사용하였지요.

17세기 들어서야 사람들은 화석이 땅속에 묻힌 생물에서 생겼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어요. 덴마크 학자 닐스 스텐센은 지중해에서 잡은 상어를 조사하며 '설석'이 상어 이빨로 만들어진 화석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그러자 사람들은 화석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화석이 된 생물종은 왜 지구에서 사라졌는지 알고 싶어 했어요. 당시는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던 시대였으므로, 많은 사람이 성경에 기록된 '노아의 홍수' 때문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19세기 초 프랑스 동물학자인 조르주 퀴비에는 지구에 대홍수와 같은 큰 이변이 일어나 옛날 동물들이 모두 멸종하고 다시 새로운 동물이 생겨났으며,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된다고 주장하였지요. 하지만 1859년에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은 화석 속의 옛 생물들이 전부 멸종하지 않았으며, 그 일부가 현재의 생물로 진화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공룡의 존재는 19세기부터 서서히 밝혀졌습니다. 1824년 영국 신학자 윌리엄 버클런드가 처음으로 거대한 파충류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지요. 그는 뼈 화석 몇 개로 도마뱀과 악어의 특징을 조금씩 가진 거대한 파충류의 모습을 복원하였어요. 이후 영국의 지질학자인 기드온 맨텔은 아내가 동네에서 우연히 발견한 커다란 동물 이빨 화석을 연구한 끝에 그것이 파충류인 이구아나의 뼈를 크게 확대한 것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아내지요. 맨텔은 이 화석의 주인을 '이구아나의 이빨'이라는 뜻으로, '이구아노돈'이라고 불렀어요. 그 후로도 거대한 파충류 화석이 계속 발견되자, 1842년 영국의 동물학자 리처드 오언이 '무서운 도마뱀'이란 뜻을 가진 '디노사우르(dinosaur)'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화석은 과거에 살던 생물들이 남긴 역사책과 같아요. 지금도 많은 과학자가 전 세계에서 화석을 발굴하며 지구의 역사를 밝히고자 노력 중이지요. 여러분도 하찮은 돌멩이 하나라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그 속에 지구의 비밀을 풀 열쇠가 들었을지 모르니까요.



윤상석·어린이 학습 도서 저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