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뼈 하나만 보면… 몸의 길이 알 수 있죠

입력 : 2014.11.11 05:31 | 수정 : 2014.11.11 09:06

뼈는 사람 외모를 결정짓는 요인, 두개골 모양으로 인종 구별 가능
성장할수록 여러 뼈가 하나로 붙어… 뼈 개수 알면 나이 추측할 수 있어요
얼굴 복원 기술로 미해결 사건도 풀어

"50년 된 공룡의 미스터리가 국내 과학자에 의해 풀렸습니다."

최근 공룡 학계에서 50년 동안 풀지 못했던 비밀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 화제가 되었어요. 1965년 몽골의 사막에서 2.4m 길이의 앞발 뼈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그와 관련된 화석이 더는 발견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았지요. 그런데 이미 그 지역에서 화석을 도굴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리나라 연구진이 그 화석을 수집한 유럽인을 설득하여 기증받으면서 나머지 조각을 맞춰볼 수 있었던 것이에요. 그 결과 이 공룡은 몸집이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하고 등이 낙타처럼 휘었으며 잡식성이었다는 정보를 알아냈지요. 그런데 우리 몸만 보더라도 뼈와 실제 외모는 전혀 다른데, 어떻게 뼈만 가지고 실제의 공룡 모습을 알아낸 것일까요?

뼈는 외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우리 손을 예로 들어볼게요. 손가락뼈는 여러 개로 나뉘었어요. 이는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구조라는 뜻이지요. 손가락뼈의 길이는 곧 손가락의 길이를 결정하고요. 뼈는 짧은데 손가락이 길면, 뼈가 없는 부분은 연체동물의 몸처럼 흐느적거릴 테니까요. 여러분도 학교에서 철사로 만든 뼈대에 찰흙을 덧붙여본 적이 있지요? 이와 비슷하게 손가락뼈에 살과 피부가 알맞게 덧입혀지면 지금의 모습이 되는 거예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그래서 뼈를 이용한 외형 복원 기술은 사람 모습을 복원하는 데도 활용돼요. 사람의 뼈만 가지고도 성별, 생활 장소, 건강 상태, 나이, 인종, 키 등을 알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여성은 아이를 낳기 때문에 골반뼈의 공동(구멍)이 남자보다 확연히 커요. 또한 성별에 따라 두개골의 이마나 눈썹 뼈, 턱 모양 등에 차이가 있고요. 두개골의 얼굴 모양도 인종에 따라 달라요. 동양인(황인)은 서양인(백인)보다 콧구멍이 둥근 편이며 머리뼈가 솟은 형태이고, 흑인은 입천장이 사각형에 치아가 돌출되었다는 특징이 있지요. 머리뼈에서 눈알이 들어가는 부분인 '눈확' 모양도 인종별로 다른데, 동양인은 둥글고 흑인은 네모나며 서양인은 갸름한 편이라고 해요.

또한 아이의 뼈 개수는 어른보다 많아요. 갓 태어난 아이의 뼈는 300개 이상이지만, 성인의 뼈는 206개이거든요. 사람이 성장하면서 여러 개의 뼈가 하나로 붙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뼈 개수로 나이를 예측할 수 있어요. 사람의 뼈는 25세 정도에 가장 무거우며 40대부터는 뼛속에 공간이 많아져 가벼워지므로, 뼈 조직의 밀도로도 나이를 추측할 수 있고요. 또한 대퇴골(넓적다리뼈)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의 키를 예측할 수 있어요. 대퇴골 길이에 2.6을 곱한 값에 26을 더하면, 키를 짐작할 수 있대요.

두개골만 가지고 생전의 얼굴을 거의 똑같이 복원해낸 사람은 러시아의 미하일 게라시모프(1907~1970)였어요. 사실 사람의 얼굴은 영양 상태, 근육의 움직임, 표정 등에 따라 크게 달라져서 뼈에 살만 입히는 방식만으로는 실제 생김새를 알기 어려워요. 게라시모프는 수많은 시신의 얼굴과 두개골을 연구하며 축적한 방대한 자료로 얼굴 복원에 성공했지요. 그는 뼈가 발견된 장소의 환경적 요인을 감안하여 뼈 주인의 위생·영양 상태 같은 정보까지 적용하였다고 해요. 하지만 이런 자료를 통해 아무리 철저하게 복원하더라도 뼈 주인이 살았을 때 지은 특유의 표정까지 복원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3D 애니메이션 기술로 다양한 표정을 입히는 프로그램도 개발되었지요. 이렇게 두개골로 실제 얼굴을 복원하는 기술은 수많은 범죄 해결에도 도움을 주었는데, 미국은 이 기술로 미해결 사건의 51%를 해결했다고 해요.

이처럼 뼈로 실제 모습을 정확하게 복원하려면 다양한 비교·분석 자료가 필요해요. 하지만 공룡은 현재 살아있는 공룡이 없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없어요. 그래서 공룡 뼈를 분석할 때는 공룡과 골격이 비슷한 파충류를 이용하지요. 또한 공룡의 피부 조직은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에 따라 복원된 공룡 대부분이 파충류의 피부를 가진 것이고요. 그런데 최근 털이 난 공룡 화석이 발견되면서 공룡에게 털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답니다.

공룡의 습성은 그 주변에서 함께 발견된 화석을 토대로 예측해요. 공룡 화석 주변에서 알 화석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공룡도 알을 낳았을 것으로 예상하지요. '프시타코사우루스'라는 공룡은 초기에는 새끼가 알아서 부화하게 내버려두는 무심한 공룡이라고 생각했으나, 2004년 34마리의 새끼와 함께 매몰된 어미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모성애가 강한 공룡으로 이미지가 바뀌기도 하였어요.

이처럼 공룡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많아요. 앞으로 더 많은 화석을 찾아 연구하다 보면 언젠가 그 비밀이 풀리는 날이 오겠지요. 공룡을 좋아하는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공룡의 뼈는 어떻게 오랜 시간 썩지 않고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것일까요?

해설: 생물의 시체가 썩는 것은 미생물의 활동 때문이에요. 하지만 탄산칼슘, 인산칼슘 등 무기물로 이루어진 뼈는 미생물이 분해하지 못해서 잘 썩지 않아요. 다만 뼈도 흐르는 물이나 파도, 바람, 마그마 등에 의해 부서지거나 녹아버릴 수 있어서 온전한 형태로 남기가 어려워요. 공룡 뼈는 대부분 화석으로 발견되는데, 화석은 대부분 실제 뼈에 광물질이 스며들어 암석처럼 변한 상태이지요. 그래서 뼈 화석은 실제 뼈보다 훨씬 무겁고 단단해요.


[관련 교과] 4학년 2학기 '지층과 화석'

조영선·과학 학습 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