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빌딩을 탄생시킨 엘리베이터

고대 그리스에선 엘리베이터로 건물 지었답니다

입력 : 2014.10.28 05:39 | 수정 : 2014.10.28 09:09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가 발명… 사람 타긴 위험해 물건 운반에 쓰여
1852년 오티스, 톱니바퀴 이용해 밧줄 끊어져도 추락 않도록 만들어
20세기 美 대도시에 고층 건물 생겨… 2050년경 우주 엘리베이터 계획도

몇 년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총 높이 82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가 세워졌어요. 그런데 만약 엘리베이터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높은 건물을 짓는 일은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걸어서 160층이 넘는 건물에 올라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편리한 엘리베이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엘리베이터는 놀랍게도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어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밧줄과 도르래를 이용한 엘리베이터를 처음 고안하였지요. 그리스 사람들은 건물을 지을 때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건축 자재를 건물 위로 올렸어요. 이 엘리베이터는 나무판에 밧줄을 매달고 그 밧줄을 도르래에 걸어 사람이나 동물이 잡아당기는 구조였지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오늘날 엘리베이터의 기본 구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 엘리베이터는 로마시대와 중세시대에도 대형 건축물을 지을 때 사용되었는데, 너무 위험해서 사람이 탈 수는 없었답니다.

[고층빌딩을 탄생시킨 엘리베이터] 고대 그리스에선 엘리베이터로 건물 지었답니다
/그림=정서용
사람을 들어 올리기 위한 엘리베이터는 16세기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에 있었어요. 루이 15세가 도르래와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했다고 해요. 나폴레옹도 궁전에서 밧줄을 맨 의자와 도르래를 이용하여 층과 층 사이를 수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만들었지요. 하지만 이런 형태의 엘리베이터는 매우 위험했어요. 줄이 끊어지면 추락하여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주로 물건을 위로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였지요. 18세기 유럽의 부유층 가정에서는 지하에 있는 부엌에서 위층의 식사하는 방까지 음식을 배달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대요.

1769년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개량하면서 사람이나 동물 대신 증기기관의 힘을 이용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였어요. 또한 1834년에 가는 강철선을 여러 겹 꼬아 밧줄처럼 만든 와이어로프가 발명되었는데, 이 와이어로프는 기존 밧줄보다 훨씬 튼튼했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만들 수 있었지요. 하지만 아무리 강철로 만든 밧줄이라고 해도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엘리베이터 타기를 두려워하였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고요.

이 문제는 1852년 미국의 엘리샤 오티스에 의해 해결되었어요. 그는 한쪽으로만 회전하는 톱니바퀴를 이용하여 밧줄이 끊어져도 추락하지 않는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발명하였습니다. 그는 이듬해 자신이 발명한 엘리베이터를 뉴욕 국제박람회에 출품하였지요. 그리고 박람회장에서 직접 엘리베이터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실험을 해요. 수많은 관람객 앞에서 오티스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박람회장 건물 위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조수를 시켜 엘리베이터에 연결된 밧줄을 도끼로 끊게 하였지요. 관람객들은 가슴을 졸이며 오티스를 쳐다보았어요. 하지만 오티스가 탄 엘리베이터는 추락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 있었습니다. 이 실험에 대한 소문은 널리 퍼졌고, 오티스는 엘리베이터 제조회사를 세워 크게 성공하였어요. 그 후로 사람들은 안심하고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답니다.

19세기 말에는 전동기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졌으며, 20세기 초부터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3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이 속속 생겨났어요. 1931년 미국 뉴욕에 세워진 381m 높이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는 무려 65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답니다. 그 후 기술이 발달하면서 엘리베이터의 속도도 점점 빨라졌어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는 대만의 타이베이 101 빌딩에 설치된 것으로, 초당 16.85m의 속도로 움직여요. 내년에 완공될 중국 상하이 타워에는 초속 18m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이고요.

엘리베이터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은 끝이 없어요. 오늘날 과학자들은 우주 엘리베이터를 연구하고 있거든요. 지구에 엘리베이터 기지를 세우고 지상 3만5700㎞ 상공에 우주정거장을 세운 다음, 둘 사이를 오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계획이지요. 최근 일본의 한 건설사는 2050년경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대요. 그런데 우주 엘리베이터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금으로부터 119년 전인 1895년에 러시아 과학자인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가 처음 제시했답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공상과학 소설의 소재로만 등장하곤 했는데, 이제는 현실로 다가올 날이 멀지 않은 것이에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나다니, 상상만 해도 정말 신나지요?



윤상석 | 어린이 학습 도서 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