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위험한 일 않기, 안전시설 설치, 보험 가입… '위험'도 관리할 수 있어요

입력 : 2014.10.28 05:39 | 수정 : 2014.10.28 08:59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풍 전날, '혹시 내일 비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잠 못 든 적이 있나요? 우리는 이렇게 내일 날씨조차 내다보지 못하고 살아가요. 미래를 알지 못하니 예상치 못한 다양한 사건·사고를 겪으며 살아야 하지요.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건강이나 재산을 잃는 불행을 겪을 수도 있어요.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손실의 가능성을 경제 용어로 '위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은 늘 우리 가까이에 있어요. 예컨대 오늘 공부를 게을리하면, 내일이나 한 달 후에 있을 시험을 망칠 거예요. 그럼 어떤 위험이 찾아올까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무척 혼이 나거나, 혹은 공부를 게을리한 자신에게 몹시 실망하겠지요? 또 소중한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으지 않고 전부 다 써버리면, 정작 나중에 돈이 필요할 때 큰 어려움에 부닥칠 수도 있어요. 영양소가 고르게 든 식사보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과자, 음료수 등으로만 배를 채우면 조만간 비만이나 필수 영양소 결핍으로 건강을 해치게 되고요. 이렇게 삶과 위험은 마치 한 몸처럼 붙어 있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 위험의 종류를 잘 파악하여 위험을 피하거나 그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해야 해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손실 가능성을 경제 용어로‘위험(risk)’이라고 해요.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평소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지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손실 가능성을 경제 용어로‘위험(risk)’이라고 해요.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평소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지요.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보통 '위험'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영어 단어 '데인저(danger)'를 먼저 떠올리지요? 그런데 금융학에서 말하는 '위험'은 '리스크(risk)'로 표현하며, 관리가 가능하다는 속성이 있어요. 리스크는 '미래가 예상과 다를 가능성', 즉 미래의 결과가 예상보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두 가지 상황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거든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위험은 '순수 위험'과 '투기적 위험'으로 나눌 수 있어요. '순수 위험'이란 손해를 보거나, 손해를 보지 않을 가능성만 있는 위험이에요. 최선의 경우에는 손해를 보지 않지만,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손해만 생길 뿐 이익은 전혀 생기지 않지요. 주로 자연재해에 의한 재산 피해나 질병·상해·사망 등의 위험을 말해요.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은 보험 상품을 활용합니다. 이와 달리 '투기적 위험'은 손해와 이익의 가능성이 모두 있는 위험이에요. 대개 부동산·주식 투자 등에서 발생하지요. 투자를 잘못하여 투자금을 전부 잃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투자가 잘되어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위험에 따른 손실을 줄이려면, '위험 관리'가 필요해요. 위험을 관리하는 첫째 방법은 위험의 발생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것이에요. 이를테면 무단 횡단보다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렸다가 안전하게 건널 때 교통사고 위험이 낮은 것처럼, 위험한 일을 아예 하지 않는다면 위험 발생 가능성이 작아지겠지요. 둘째 방법은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위험이 발생했을 경우, 그 손실을 최대한 작게 줄이는 것입니다. 요즘 같이 자동차가 많아진 사회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교통사고를 아예 없애기란 불가능해요. 그래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안전띠를 착용하는 등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화재 사고에 대비해 건물 내에 소방 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더불어 갑자기 당한 교통사고나 화재, 질병 등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받는 방법도 있어요. 그것이 '보험 상품'이랍니다.

현대사회의 위험은 과거보다 규모나 강도가 훨씬 커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이 모이고 이용하는 대형 건물, 공장이 속속 건설되고, 엄청난 양의 원유를 나르는 대형 유조선과 대형 비행기가 수시로 하늘과 바다를 떠다닙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 생명을 크게 위협하지요. 생활·문화 수준은 높아졌지만, 대형 사건·사고의 위험이 늘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에요. 우리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김찬훈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수석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