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론

초등 교과서 한자 함께 표기 정책

입력 : 2014.10.21 05:47 | 수정 : 2014.10.21 09:23

찬성 - "국어 속 한자어 비중 높으니 바람직해"
반대 - "한자 중시하면 국어 정체성 약해져"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자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데요. 한글과 함께 나란히 쓰는 한자 수가 최대 500자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부의 한자 교육 강화 방침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글학회와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이 정책이 강행될 경우 한자를 중시하는 구시대 풍조가 곳곳에 퍼져 국민의 국어 정체성이 약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과서와 신문에서 한자를 없애는 등 한글 전용을 위한 노력으로 문맹률이 급속히 줄었는데, 다시 한자 비중을 늘려가는 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주장입니다. "한자 사교육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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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한자 병기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우리말에서 한자어의 비중이 절대적이므로 한자어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위해 한자를 함께 표기하는 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국립국어원의 2010년 자료를 근거로 내세우는데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표제어 약 51만개 가운데 한자어는 58.5%로 한글 고유어(25.5%)의 두 배가 넘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한자 병기로 한자에 익숙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주장입니다.

한편 올해 한글날을 앞두고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갤럽에서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자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어요. '한자를 모르면 생활이 불편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4%가 '불편하다'고 답했고, '한자가 외국 글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우리나라 글자'라고 답했습니다. 교과서 한자 병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종원 |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