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옵션'은 정해진 가격으로 미래에 거래할 권리… 옵션 살 땐 대가 지불해야

입력 : 2014.10.21 05:47 | 수정 : 2014.10.21 09:09
여러분, 지난주 설명한 '선물거래'를 잘 이해하였나요? 오늘은 '선물(先物)'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진 '옵션(option)'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우리는 요즘 생활 속에서 '옵션'이란 말을 자주 들어요. 가령 여러분 부모님께서 새 차를 살 때 어떤 옵션을 추가할지 고민한다거나, 이사 갈 새 아파트에 어떤 옵션을 선택할지 상의하기도 하지요. 옵션이란 이처럼 '어떤 것에 대한 선택권'을 뜻해요. 하지만 금융거래에서 옵션은 '장래에 어떤 상품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홍길동씨는 1년 뒤에 10만원이 생길 예정이에요. 그는 이 돈으로 A 회사의 주식을 사고 싶어요. 그런데 마침 A 회사의 주식을 가진 사람이 1년 뒤에 A 회사 주식을 10만원에 살 수 있는 권리(옵션)를 100원에 팔겠다는 거예요. 홍길동씨가 이 옵션을 샀다고 해봅시다. 만약 1년 뒤에 주식 가격이 12만원이 되면, 홍길동씨는 12만원짜리 주식을 10만원에 사서 2만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1년 뒤에 주식 가격이 8만원이 된다면, 홍길동씨는 10만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사용하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8만원에 A 회사 주식을 살 거예요. 물론 옵션을 살 때 쓴 '100원'은 손해를 보겠지요.

금융거래에서‘옵션’은‘장래에 어떤 상품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해요.
금융거래에서‘옵션’은‘장래에 어떤 상품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해요. 미래에 상품 가격이 변하여 입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생겨났지요. /조선일보 DB
'옵션거래'는 미래에 상품 가격이 변하여 입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생겨났어요. 그런데 옵션에는 미래에 살 수 있는 권리뿐만 아니라 팔 수 있는 권리도 있답니다. 다시 예를 들어 볼까요? 홍길동씨는 현재 B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앞으로 B 회사의 주식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럴 때 홍길동씨는 미래에 B 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옵션)를 사서 손해를 줄일 수 있답니다. 경제학에서는 미래에 정해진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콜옵션(call option)', 팔 수 있는 권리를 '풋옵션(put option)'이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옵션을 사는 사람은 파는 사람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해요. 이 대가를 '옵션 프리미엄(premium)'이라고 합니다. 옵션 프리미엄은 옵션을 산 사람이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클수록 높아지고,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작을수록 낮아져요. 첫째 사례에서 홍길동씨가 옵션을 살 때 지불한 '100원'이 바로 옵션 프리미엄이지요. 홍길동씨에게 옵션을 판 사람은 프리미엄을 받아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앞서 설명한 대로 만약 홍길동씨가 옵션을 사용할 경우에는 시장에서 12만원에 팔 수 있는 주식을 10만원에 팔아야 하므로 2만원의 손해를 입게 되지요. 옵션을 산 사람이 이익을 얻는 만큼 판 사람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답니다.

해외에서는 농산물·원유와 같은 일반 상품과 주식·주가지수·국채·통화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옵션이 활발히 거래돼요. 우리나라의 한국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현대차 등 일부 상장기업의 주식과 코스피200지수(우리나라 대표적 기업 200개의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것), 국채, 미국 달러화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옵션이 무척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1분 상식] '옵션거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현대적 의미의 옵션거래는 네덜란드에서 튤립 투기 열풍이 일었던 17세기경에 시작되었어요.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재배가 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튤립 투자에 뛰어들었지요. 그런데 튤립 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커지자, 튤립 재배자와 중개업자는 안정적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어요. 여기에서 '옵션거래' 방법이 이용되었다고 하지요. 튤립을 매입하는 중개업자들은 콜옵션을 사서 수확기에 정해진 가격으로 튤립을 사들일 수 있게 되었고, 튤립 재배자는 풋옵션을 사서 일정한 가격에 튤립을 팔 수 있게 되었어요.

송현철 |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선임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