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계
갈색 찻잎이 긴 항해 동안 검게 변해… 홍차는 영어로 '블랙티(black tea)'래요
입력 : 2014.10.20 05:43
| 수정 : 2014.10.20 09:49
희뿌연 안개 사이로 비탈진 언덕에 펼쳐진 차밭이 참 아름답지요? 차(茶)나무는 연중 푸른 상록수로,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 잘 자라요. 좋은 차를 얻으려면 연평균 기온이 13도 이상, 일년 동안 내리는 비의 양도 1400㎜를 넘어야 하지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와 제주도 지역이 차 재배지로 유명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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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한성필 사진작가
오늘날 차는 전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대표적 음료예요. 특히 영국은 17세기 중반 영국 왕실로 차 문화가 전해진 후, 18세기 초반에는 최대의 차 소비국이 되었지요. 1693년과 1793년 사이 차 수입량이 무려 400배나 늘었다고 해요.
영국인은 차 중에서도 푸른 찻잎을 발효시켜 만든 붉은색의 홍차(紅茶)를 좋아해요. 홍차를 영어로는 '블랙티(black tea)'라고 하는데, 옛날 중국에서 홍차를 수입해 갈 때 덥고 습한 인도양 기후의 영향을 받아 갈색 찻잎이 검게 변했기 때문이에요. 18세기 무렵 영국 상인들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범선(帆船·돛을 달아 바람의 힘으로 나아가는 배)을 타고 이동했거든요. 중국에서 차를 싣고 인도양과 아프리카 남쪽 희망봉을 지나 대서양 북쪽으로 한참을 가야 영국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자그마치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가 걸리는 기나긴 여정이었답니다. 이후 범선은 속력이 더 빠른 증기선이 등장하면서 점차 사라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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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한성필 사진작가
또한 차는 미국 독립혁명의 발단이 되기도 했어요. 1773년 영국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인도회사에 미국 식민지로 들어가는 차의 판매 독점권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에 불만을 품은 식민지 사람들이 보스턴 항구에서 차를 바다에 빠뜨리며 불매운동을 벌여요. 이것을 '보스턴 차 사건'이라고 하지요. 이 사건으로 양국 간에 전쟁이 발발하였고, 급기야 식민지 사람들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하였답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참 다양한 역사가 녹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