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집 가졌지만 가난한 '하우스 푸어'… 빌린 돈 갚아야 할 '채무자'랍니다
여러분은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하우스 푸어는 '집이 있지만 가난한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얼핏 들어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요? 보통 집을 사려면 돈이 많아야 하는데, 왜 집을 가진 사람을 가난하다고 표현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부채(負債)' 때문입니다. '부채'란 다른 사람에게서 빌린 돈을 뜻해요. 다른 말로는 '채무(債務)'라고 하지요. 여기서 돈을 빌린 사람을 '채무자', 돈을 빌려준 사람을 '채권자'라고 부릅니다. 부채는 채무자와 채권자에 따라 의무·권리가 달라요. 먼저 채무자는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며, 약속한 시기에 빌린 돈을 갚아야 합니다. 반면 채권자는 빌려준 돈에 대해 이자를 받으며,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약속한 시기에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빌린 돈을 갚는 것을 '부채의 상환'이라고 해요.
-
- ▲ 하우스 푸어란 ‘집이 있지만 가난한 사람’을 뜻해요. 이들은 은행 등에서 돈을 빌려 집을 샀다가, 매달 많은 이자와 부채 원금을 갚느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부채는 상환 기간, 즉 돈을 갚아야 하는 기간에 따라 '단기 부채'와 '장기 부채'로 구분됩니다. 단기 부채는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를 말해요. 신용카드 사용대금, 외상 구입액, 휴대전화 요금이나 전기·가스 요금 등도 모두 단기 부채에 해당하지요. 단기 부채는 갚아야 하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상환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장기 부채는 1년 안에 갚지 않아도 되는 부채예요. 보통 집이나 자동차 구매를 위해 빌린 돈 등이 여기에 포함되지요. 상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일정 기간에 얼마씩 나누어 갚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장기 부채는 대개 빌린 돈의 액수가 크기 때문에 아무런 계획 없이 빌렸다가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커요.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하면, 신용이 떨어지거나 심지어 파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하우스 푸어도 이러한 '부채'와 연관되어 있어요. 이들은 은행 등에서 돈을 빌려서 집을 샀는데, 그 부채 금액과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가계 지출을 줄이는 사람들이에요. 물론 집값이 크게 오를 때는 집을 팔아 부채를 갚고 이득을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집값이 내려가고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매달 막대한 이자와 부채 원금을 상환하며 생활고를 겪게 되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하우스 푸어는 무려 157만 가구에 이르는데, 이들은 평균 소득의 41.6%를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하고 있어요. 집이 행복을 주는 곳이 아니라 가난을 주는 곳이 되어버린 것이에요.
따라서 계획 없이 과도한 부채를 사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 소비·지출 등 재무 상태를 파악하여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최악의 상황이 왔을 때 대비할 수 있는지, 대비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부채를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지요.
[1분 상식]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어떻게 다른가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모두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원하는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에요.
신용카드는 구매한 물건 값을 은행이나 카드 회사가 대신 갚아주고, 월말에 이용자에게 이용 대금을 청구하는 금융 상품이지요.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것과 같아서 나중에 물건 값을 지불하지 못하면 신용 불량자가 될 위험이 있어요.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은행 계좌에 있는 돈으로 결제하는 카드예요. 은행 계좌에 돈이 없으면 물건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무분별한 과소비를 막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