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경제
집·땅·기술력·주식… 은행에서 돈 빌릴 때 '담보' 될 수 있답니다
여러분은 혹시 친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빌려준 적이 있나요? 맛있는 간식을 사 먹거나 예쁜 학용품을 사고 싶은데 용돈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 친구에게 돈을 빌려본 어린이가 있을 거예요. 그럴 때는 친한 친구 사이니까 이자 없이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었겠지요. 그런데 만약 돈을 빌려간 친구가 잘 갚지 않는다면 다음에 또 빌려주고 싶을까요? '믿을 수 없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잘 빌려주지 않겠지요?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경제활동을 시작하고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게 된다면, 돈을 빌리는 목적과 조건, 이자, 신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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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은 돈을 빌려줄 때 담보를 요구하기도 해요. 돈을 빌린 사람이 제때 갚지 못하면 법에 따라 담보를 통해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요. /토픽이미지
경제 용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대출(貸出)', 돈을 빌려 쓰는 것을 '차용(借用)'이라고 해요. 대출은 은행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지요. 여윳돈이 있는 사람에게서 예금을 받아 모은 돈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줌으로써 우리 사회에 돈이 잘 돌게 하는 것이 은행의 역할이거든요. 대출은 돈을 빌리는 주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어요. 먼저 여러분 가정에서 부모님이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할부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 등을 '가계 대출'이라고 해요. 기업이 사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것은 '기업 대출'이라 하고요. 가계·기업 대출의 흐름과 양은 매우 중요한 국가 경제 지표가 되므로, 정부는 대출 상황과 잔액을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어요.
대출은 대출 시 신용을 확보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여러 가지로 나뉘어요. 만약 대출받는 사람이 돈을 못 갚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금융기관에서는 '담보(擔保)'를 요구합니다. 돈을 제때 갚지 않으면 법에 따라서 담보를 통해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부동산(집·땅), 기술력, 주식 등이 담보가 될 수 있지요. 이것을 '담보 대출'이라고 해요. 이와 달리 돈을 빌려주되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것을 '신용 대출'이라고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안토니오는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면서 선박 또는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약속하는데, 이것이 바로 담보 대출 사례입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이처럼 사람의 신체를 담보로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해요. 그런가 하면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는 허생의 당당한 모습만 보고 변 부자가 1만냥을 빌려 주는데, 이것이 바로 신용 대출에 해당합니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는 그 대가로 '대출 이자'를 지불해야 해요. 대출 이자는 돈을 빌리기 전 서로 약속한 대출 이자율에 빌린 금액을 곱한 금액을 말하는데, 돈을 갚을 때는 원금과 대출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하지요. 따라서 돈을 빌릴 때는 자신이 앞으로 원금과 대출 이자를 전부 낼 수 있는지를 잘 고려하여 적정한 금액을 빌리고, 반드시 약속한 날짜까지 갚아야 합니다. 친구에게 빌린 돈을 잘 갚지 않으면 신뢰를 잃어 친구 관계가 나빠지듯이,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져 경제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답니다. 그러니 대출은 아주 신중하게 받아야겠지요?
[1분 상식] 우리나라 최초의 담보물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은 1897년 서울에 설립되었어요. 그러나 손님이 별로 없어서 대출을 해주지 못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대구의 한 상인이 돈을 빌려달라고 찾아왔어요. 무작정 대출을 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상인에게 받을 수 있는 담보물을 찾아보았는데, 마땅한 것이 없었다고 해요. 그러자 상인이 ‘내가 타고 온 당나귀를 담보로 가져가라’고 제안하였고, 은행은 당나귀를 담보로 하여 돈을 빌려주게 되었습니다. 은행은 담보물인 당나귀가 아프거나 죽으면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상인이 돈을 갚으러 올 때까지 당나귀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고 해요.